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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분노의 질주’가 여름극장가에 기폭제가 될 수 있을까.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이하 분노의 질주)가 침체된 극장가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9일 개봉한 ‘분노의 질주’가 23일 오전 11시 50분 누적 관객 100만179명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래 외화로서는 최단기간 100만 돌파다. 국내작으로는 지난해 여름에 개봉한 ‘반도’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개봉 나흘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바 있다.
물론 개봉일이 석가탄신일로 휴일이었던 점이 관객몰이에 더 유효했던 이유도 있다. 다만 코로나로 극장가에 관객들의 발걸음이 끊기고 개봉을 미뤄야했던 영화계에 ‘분노의 질주’가 희망을 알렸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볼만한 영화만 있다면 얼마든지 관객들이 극장을 찾는다는 희망이다. 자연스럽게 ‘분노의 질주’를 비롯해 영화계 전반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게 됐다.
일단 ‘분노의 질주’가 과연 얼마나 많은 관객수를 끌어모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 코로나 여파로 산업이 존폐위기에 몰릴 만큼 어려운 극장가에 ‘분노의 질주’가 활력이 되는 것은 물론 당장 여름 극장가에 내놓을 ‘텐트폴’ 영화가 예고되지 않는 상황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하게 하는 것이다.
대형 배급사들에서는 대규모 제작비 투입으로 흥행이 기대되며 한해 수익에 지지대 역할을 해줄 영화를 텐트폴 무비라고 부르며 매년 천만영화가 탄생하던 여름방학 등 극장가 성수기에 개봉일을 잡아왔다. 예년 같으면 5월부터 앞다퉈 여름 개봉을 예고했을 것이다. 그러나 관객이 70%이상 줄어든 코로나 시대에는 텐트폴 영화도 개봉을 연기하며 시기를 점칠 수밖에 없었다. 얼마전까지도 4대 메이저 배급사들이 올 여름 텐트폴 무비 일정에 대해 모두 “미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었다.
그랬던 상황에서 ‘분노의 질주’가 현재 보여주고 있는 파죽지세는 하반기 개봉작 일정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노의 질주’의 흥행질주를 지켜보며 배급사들이 하반기 개봉작 조율에 좀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주연의 ‘모가대슈’(류승오나 감독), 황정민 주연의 ‘인질’(필감성 감독) 등이 7월 개봉작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미 마블 영화 ‘블랙 위도우’는 7월 개봉을 확정한 가운데 국내 대작들도 연이어 개봉하며 극장가가 여름 성수기를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한 영화 관계자는 “‘분노의 질주’가 극장가에 기분 좋은 신호탄이 되어주면 좋겠다”면서도 “그렇다고 국내작들이 곧바로 개봉일을 잡기보다 ‘블랙 위도우’의 흥행까지 관망한 후에 구체적인 계획을 잡으려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조심스러운 시국”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cho@sportsseoul.com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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