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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수비 시프트가 선수들의 집중력을 높였다.”
그야말로 ‘환골탈태’(換骨奪胎) 수준이다. 한화 선수들이 1년 만에 달라졌다. 그동안 어처구니없는 실책으로 투수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수비는 줄어들었다. 오히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부임 후 선보인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가 한몫했다는 평가다. 타자의 성향과 볼 카운트, 경기 흐름 등을 고려해 수비 위치가 변하니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지표에서도 시프트의 효과는 여실히 드러난다. KBO리그 공식기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한화의 수비효율은 0.711로 10개 구단 중 1위에 올랐다. 수비효율은 인플레이 된 타구 중 아웃으로 처리된 비율로, 이를 통해 팀 투수가 얼마나 수비의 도움을 받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그동안 보는 이들을 웃프게(‘웃기면서 슬프다’는 의미의 합성어) 했던 ‘행복수비’로 투수들에게 보탬이 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었다. 수비효율도 순위 지표에서 하위권을 전전했는데, 올해는 조금씩 불명예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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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환 수비코치는 한화의 수비가 달라진 이유로 ‘시프트’를 꼽았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프트에 대처하기 위해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게 조 코치의 설명이다. 실제 한화는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볼카운트에 따라 상대 타자가 대체하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선수들도 경기 상황에 따라 미리 계획한 대로 자리를 옮긴다. 조 코치는 “경기 시작 전에 선수들과 그라운드에서 수비 위치에 대한 토론을 한다. 선수와 코치의 생각을 맞춰보는 과정이다. 그리고 경기에서 약속한 대로 움직인다. 정말 집중하지 않으면 수비 위치를 헷갈릴 수 있다. 시프트를 전개하기 위해 집중력을 높인 게 달라진 수비의 이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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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이 높아지니 실책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스프링캠프 때부터 수비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선수들의 노력이 더해져 더욱 빛을 보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정규시즌 100실책을 범했는데, 올해는 26일 현재 27실책을 기록. 팀 최소실책 4위에 올라있다. 수비가 강하다는 두산(26개)과 견주어봐도 단 한 개 차이다. 하위권에 머물러있는 한화지만 조금씩 어두웠던 과거를 청산하고 있다. 한화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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