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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 오히려 축구를 계속하는 게 어색한 나이다. 그럼에도 김광석(38·인천 유나이티드)은 오늘도 달린다.
김광석은 1983년생으로 우리나이 39세다. 7개월 후면 ‘불혹’이 된다. 운동선수, 특히 매 경기 10㎞ 이상 뛰어야 하는 축구선수로 살기엔 많은 나이다. 그러나 김광석은 올시즌 인천이 치른 K리그1 18경기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핵심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23일 창원 훈련캠프에서 만난 김광석은 롱런의 비결로 관리를 꼽았다. 그는 “술을 안 마시고 담배도 절대 안 한다. 비시즌에 회식 때 한 번, 가족과의 식사 자리에서 한 번만 한다. 보양식은 장모님이 해주신다. 먹고 싶을 때는 먹는다. 끝까지 안 먹으면 더 안좋다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게임을 뛰면 2~3일은 쉰다. 감독님이 쉬라고 하시더라. 포항에서는 안 그랬다. 티를 못냈다. 여기서는 노장에 대한 배려를 해주신다. 포항에서는 은퇴하게 될까봐 쉬지 못했다”라며 조성환 감독의 배려 속에 마음 편히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전수전 다 겪은 선수답게 미련도 없다. 언제든 축구화를 벗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광석은 “다치면 은퇴한다. 그 생각으로 살고 있다. 다치면 마무리할 생각이다. 수술하면 끝이다. 내 운명이라 생각한다. 그것까지 바꿀 수는 없다. 당장 내일 연습경기를 하다 다칠 수도 있다. 미련은 없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연습생으로 왔는데 지금까지 왔다. 성공한 것 아닌가. 20년 하면 잘했고 고생했다”는 생각이 ‘쿨한’ 태도의 원동력이다.
올 여름 인천은 30대 중후반의 강민수, 김창수, 정혁 등을 영입했다. 베테랑이 유난히 많아졌다. 김광석은 “그런 흐름은 좋다고 생각한다. 90분을 못 뛰어도 60분 이상 뛸 수 있으면 선수생활을 해야 한다. 나이 든다고 나쁘게만 볼 게 아니다. 선수들도 나 때문에 더 열심히 뛰고 오래 하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베테랑 후배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광석은 2002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데뷔해 지난 시즌까지 한 팀에서 뛰었다. 포항 원클럽맨으로 살다 지난 겨울 충격적인 이적의 주인공이 됐다. 김광석은 “사실 조 감독님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올 수 있냐고 하셔서 왜 선택하셨는지 의심스럽기도 했다. 감독님은 정직하셨다. 스스로도 오래 뛰고 싶었는데 여건이 안 됐다고 내 마음을 잘 안다고 하셨다. 내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고 하셨다. 그래서 인천에 오게 됐다”라고 이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후회는 없다. 거기 있었어도 후회했을 것이다. 서로 좋은 쪽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포항을 떠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인천은 전반기를 8위로 마감했다. 매 시즌 중후반까지 강등권에서 허덕이던 인천의 모습이 아니다. 생존 싸움이 처음인 김광석은 “지금은 실력보다는 조직적인 부분이 크다. 뛰는 선수가 크게 안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더 잘 될 수 있다”라며 후반기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팀으로 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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