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김혜성과 김하성
키움 김혜성(왼쪽)과 김하성이 지난 2018년 6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수비 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포츠서울DB

[잠실=스포츠서울 최민우 기자] 키움 김혜성(22)이 국가대표 자격을 증명했다.

2020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에 김혜성이 이름을 올린 이유는 분명하다. 타격보단 대주자 · 대수비 요원이다. 단기전인만큼 다양한 작전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 점이 필요할 때 번트나 히트 앤 런 등을 지시한다면 주루 센스와 빠른 발을 갖춘 선수가 필요하다. 또 투입된 선수에 따라 수비 위치도 바뀔 수 있어 멀티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대수비 요원도 요긴하게 쓰인다.

이를 모두 충족시키는 선수가 바로 김혜성이다. 그의 빠른 발은 이미 입증됐다. 24일 현재 67경기에서 25도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루 성공률은 무려 0.926에 달한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54도루 페이스다. 삼성 박혜민과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구단 사상 최초의 도루왕 타이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는 개인 통산 100호 도루를 성공시키며 차세대 ‘대도’(大盜) 탄생을 알렸다.

[포토] 선두타자 김혜성 \'기분좋은 안타\'
키움 김혜성이 지난 4월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전에서 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23일 잠실 두산 전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김혜성이다. 이날 2번 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장점으로 꼽히는 안정감있는 수비와 빠른발, 여기에 물오른 타격감도 뽐냈다. 경기 초반부터 김혜성의 도루 본능이 가동됐다. 1회초 최원준에게 안타를 때려냈다. 이어 3번 이정후의 타석 때 2루로 미끄러져 들어가 시즌 25호 도루를 성공시켰다. 5회에도 2루타를 쳤고, 9회 2사 3루에서 우전 안타로 결승타를 만들었다. 수비에서도 까다로운 타구를 연이어 처리해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김혜성
좌익수로 나선 키움 김혜성이 지난해 10월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뜬공을 점프해서 잡아내고 있다. 스포츠서울DB

또한 김혜성은 내·외야 수비를 모두 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주포지션은 유격수지만, 2루수와 3루수까지 커버했다. 여기에 내야수 에디슨 러셀이 합류하자 외야수로 변신했다. 좌·우익수 어느 위치에서도 완벽한 수비를 펼쳤다. 당시 키움 사령탑이었던 손혁 감독은 “수비는 어디에 배치해도 그 이상의 플레이를 한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내·외야 멀티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도 많치 않아 김혜성의 가치는 더욱 높다. 대표팀에서도 외야수로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혜성의 국가대표 합류로 강정호~김하성 이후 명맥이 끊길 것 같던 영웅군단 국대 유격수 계보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대표팀 선발 이후 수비도 더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김혜성은 “대표팀에 뽑히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올림픽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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