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OPIX Haiti President Killed
검거된 아이티 대통령 암살범들. 포르토프랭스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이용수기자] 카리브해 아이티 조브넬 모이즈(53) 대통령을 암살한 6명의 용의자가 검거됐다. 용의자 중엔 미국 시민권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암살에는 현재까지 총 26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이즈 대통령의 몸에서는 이마와 가슴 등 모두 12개의 총알 자국이 발견됐다.

레옹 샤를 아이티 경찰청장은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범인 중 6명이 경찰 손에 있다. 실제로 범행을 저지른 이들을 붙잡았고 (암살을 지휘한) 배후 주동자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모이즈 대통령이 전날 새벽 1시께 사저에 침입한 괴한들의 총에 맞고 사망한 후 범인 추적에 나서 전날 오후 교전 끝에 용의자 2명을 체포한 바 있다.

샤을 청장에 따르면 체포된 이들 외에 격렬한 교전 과정에서 총 7명의 용의자가 사살됐다. 아직 체포되지 않은 용의자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헬렌 라라임 유엔 아이티특사는 이날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더 많은 용의자가 건물 두 곳에 숨어있고 경찰이 이들을 지금 포위하는 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아이티 선거장관인 마티아스 피에르는 로이터통신에 대통령 암살단이 총 26명이라고 말했다.

체포된 용의자 중에는 아이티계 미국인 2명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AP통신과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피에르 장관을 인용해 용의자 중 2명이 아이티계 미국인이며, 이 중 1명은 제임스 솔라주라는 이름의 남성이라고 전했다. 솔라주는 과거 아이티 주재 캐나다 대사관에서 경호원으로 근무했던 남성으로 확인된다.

앞서 클로드 조제프 임시 총리 등 아이티 정부 관계자들은 암살범들이 아이티 공용어인 프랑스어와 크레올어가 아닌 스페인어와 영어를 쓰고 있었다며 고도로 훈련받은 외국 용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체포 용의자 중 미국 시민권자 포함 여부에 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다만 미국 정부의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아이티 당국자와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암살된 모이즈 대통령은 총 12발을 맞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티의 카를 앙리 데스탱 판사는 현지 일간 르누벨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시신에서 12개의 총알 자국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총상은 이마와 가슴, 엉덩이, 배 등에서 확인됐으며, 대구경 소총과 그보다 작은 9㎜ 총의 흔적이 함께 있었다고 데스탱 판사는 전했다. 판사는 또 당시 대통령 침실과 집무실이 모두 헤집어진 상태였으며, 모이즈 대통령은 피로 얼룩진 흰 셔츠와 파란 바지를 입고 입을 벌린 채 누워있었다고 묘사했다.

모이즈 대통령과 함께 총에 맞은 부인 마르틴 모이즈 여사는 곧바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다가 이후 에어앰뷸런스로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병원에 이송됐다. 에드몽 대사는 CNN에 모이즈 여사가 “위험에서 벗어났다. 계속 회복을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스탱 판사에 따르면 대통령 부부 외에 다른 사상자는 없었다. 당시 집에 있던 대통령의 딸은 방에 숨어 있었으며, 가사 도우미 등은 괴한들에 포박된 상태였다고 판사는 르누벨리스트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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