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관중 입장 허용된 잠실구장, 지켜주세요!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 상황의 잠실구장. 박진업 기자 2020. 10. 13.

[스포츠서울|문학=배우근기자] 모든 사안에는 상호 입장이 갈리기 마련이다. 심지어 명확해 보이는 사안에도 의견은 미묘하게 엇갈린다. 득실차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KBO리그는 두산과 NC 선수단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비상이 걸렸다. 11일 비상실행위가 열려 리그중단 여부가 논의됐다. 그 결과는 12일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난다.

코로나 확산 방지와 방역만 고려하면 리그 중단이 옳다. 야구 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가 바이러스 억제를 위해 이미 다양한 방법으로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그런데 KBO는 선수단내 확진자 발생까지 고려한 매뉴얼을 만들어 두었다. 원칙이 있다면 그대로 하면 된다. 간단히 정리하면 확진선수와 밀접 접촉자를 격리하고 그 빈자리는 2군 선수로 채우는 것이다. 선수단 방역과 리그 파행을 막기 위한 매뉴얼이다.

하지만 확진자가 발생한 구단은 코로나 확산 방지 논리를 앞세워 리그 중단쪽으로 기운다. 속내는 전력불균형으로 인한 성적 하락이 걱정이다. 프로구단은 성적을 생각 안할 수 없다.

그럼에도 10개 구단은 모두 표면적으론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12일 이사회 결정에 따라 일정을 준비한다는거다. 만약 이사회 결과 리그가 그대로 진행되면,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선수 구성이 달라진다. 확진자 및 밀접 접촉자는 자가격리에 들어가고 그 인원만큼 2군으로 채우게 된다. 밀접 접촉자가 꽤 많은 것으로 알려진 구단은 상당한 엔트리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2군 전력을 대기시켰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11일 문학에서 한화와 경기를 치른 SK 김원형 감독은 최근 연패로 머리가 아픈 상황이라 원론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김 감독은 “이사회 결과대로 받아들인다”라며 “우리팀 상황이 안좋기에 오늘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방역은 강조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개인방역에 철저하자고 주지시켰다”라고 했다.

한화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건강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수베로 감독은 “야구는 여러 사람이 같이 하는 스포츠다. 야구도 중요하지만 모두의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KBO의 방역에 대한 신뢰도 드러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리그를 치렀다. 그때를 바탕으로 KBO 매뉴얼이 있다. 이번 결정에도 따르는게 리그 전체를 위하는거라 본다”라고 했다.

그런데 한화는 지난해 선수단내 확진 선수가 발생하며 사과한 사례가 있다. 또한 해당 선수와 밀접 접촉자가 빠지며 2군 선수로 경기를 치른 경험도 있다. 만약 12일 이사회에서 경기 중단이 결정되면 한화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다.

수베로 감독은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코로나에 걸린 선수나, 해당 구단이나 그들의 잘못이라 생각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리그 중단 또는 강행이 결정나더라도 리그를 불공평하게 진행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대승적 입장을 표시했다. 사사로운 이익을 좇거나 책임 소재를 따지지 않겠다는 의미다.

11일 실행위에 이어 12일 이사회에서는 현 상황의 심각성과 원칙준수를 사이에 두고 마지막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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