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보다 6개월째 높게 나타났다. 사진은 영등포구 신길동 지역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서울에서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보다 6개월째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전세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이하 빌라)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총 4359건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인 2835건 보다 1.5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월간 기준 아파트 거래량은 빌라 거래량 보다 2∼3배 많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거래량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월 빌라 거래량은 5839건으로 아파트 거래량(5789건)을 근소하게 앞질렀다. 2월에는 이 격차가 15.3%(빌라 4458건·아파트 3866건) 많아졌고 3월에 35.5%(5130건·3787건), 4월은 56.5%(5702건·3656)까지 차이를 벌였다. 5월에는 24.8%(5969건·4783건)로 격차를 줄였다가 지난달 53.8%로 다시 벌어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빌라 거래는 은평구가 533건(12.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서구(400건·9.2%), △도봉구(317건·7.3%), △강북구(316건·7.2%), △구로·송파구(5.8%) 등의 순이었다.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외곽 지역에 실수요가 몰리면서 매매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빌라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매가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KB 리브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3억113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긴 뒤 지난해 11월 3억1343만원, 올해 1월 3억2207만원, 지난달 3억2980만원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이 단기간에 수억원씩 뛴데다 새 임대차법 등의 영향으로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무주택자들이 아파트보다 저렴한 빌라 매수에 나선것으로 보고 있다. 직방 함영진 데이터랩장은 “올해 2월부터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 보다 많아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더해 자금력이 부족한 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도시정비사업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빌라 매수가 활발해 진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빌라를 선택할 때는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함 데이터랩장은 “빌라는 아파트보다 감가상각이 빠른 반면 가격 상승이 더뎌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매수 목적에 따라 신축과 구축으로 나뉠 수 있으며 실 거주용으로 매수할때는 역세권에 있는 신축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