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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주상기자]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성남훈사진전 ‘부유하는 슬픔의 시’가 지난달 10일부터 20일까지 인사동 KOTE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에는 최근 ‘2020 라이카 오스카 바스락 어워드(Leica Oskar Barnack Award 2020)’에 한국사진가 최초로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성남훈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인 제주 4.3사건을 주제로 한 ‘붉은 섬(Red Island)’을 비롯하여 그의 주요 대표작들이 전시됐다.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 ‘이카르 포토(Icart Photo Ecole de Paris)’에서 다큐멘터리를 전공한 후, 프랑스 사진에이전시 ‘라포(Rapho)’의 소속 사진가로 활동한 성남훈은 “나에게 사진이란, 세상사에 뛰어들어 마음을 두드려보고, 아픔을 공감하고, 그 기록을 시대에 남기는 체험적 인문학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성남훈은 사진으로 시대를 진술함에 있어 항상 차가운 카메라로 세상을 따뜻하게 껴안았고, 이번 전시에서 그의 사상의 단편을 엿볼 수 있었다.
성남훈은 지난 30여 년간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레바논, 크로아티아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전쟁지역이나 소외지역을 찾아 유민들의 부유하는 삶의 아픔들을 사진으로 기록해왔다. 오랜 기간 진행해 온 그의 해외작업은 최근 국내인 ‘제주’로 옮겨와, 우리가 잘 아는 제주의 아름다움 밑에 숨겨진 4.3사건이라는 깊은 역사적 아픔을 담았다. 1948년 이후 7년 7개월 동안 3만 명에 가까운 주민들이 무고하게 희생되었지만, 유가족과 희생자들이 겪었던 상처는 여전히 아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제주 4.3사건으로 무고하게 희생당한 유가족과 희생자들의 상처와 슬픔을 위로함과 동시에 나라가 더 이상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삶의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는 약하고 무구한 전 세계 유민들의 부유하는 아픔을 담았다.
rainbow@sportsseoul.com 사진제공 코트(K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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