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윌리엄스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지난해 6월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전에 앞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열 살처럼 마인드를 가져야 할 것 같다.”

산 넘어 산이다. KIA가 힘겨운 9월을 앞두고 있다. 올림픽 휴식기를 마치고 돌입된 후반기 내내 쉽지 않은 일정을 소화했다. 8월 중순부터 남부 지방에는 가을을 재촉하는 장맛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기 일쑤였다. KIA의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는 5회에 달한다. 예상치 못한 비 변수와 마주하며 30일 기준으로 88경기를 소화한 KIA는 KBO 10개 구단 중 잔여 경기가 가장 많은 팀이 됐다. 경기 도중 우천으로 중단되는 경우가 잦아 선수도 컨디션 관리에 애를 먹었다. 선발 투수진을 아낄 수 있었으나, 그 대가는 고스란히 9월에 치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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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임기영이 지난 5월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전에서 교체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KIA는 9월에만 30경기를 치러야 한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경기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우천 중단과 추후 편성으로 더블헤더(DH)가 4차례에 달한다. 9월1일 잠실 두산전을 시작으로, 12일 광주 NC전, 15일 광주 롯데전, 29일 창원 NC전을 DH로 치르게 됐다. 여기에 2연전 체제로 돌입하면서 이동 거리로 인한 체력 부담도 가중할 전망이다.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는 일정이 반복되는 탓에 광주를 연고로 둔 KIA는 더욱더 문제다.

마운드 사정도 고난 행군에 걸림돌이다. 새 외국인 투수 보 다카하시가 입국한다 해도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야 하므로 팀 합류가 늦어질 전망이다. 실전 감각을 회복하는 시간도 보낸다면 다카하시가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미지수다. 선발 한 자리를 메우지 못한 채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다니엘 멩덴, 임기영, 이의리를 제외하면 4,5선발이 없는 것도 KIA에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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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전경. 스포츠서울DB

그뿐만 아니라 9월이면 확대 엔트리를 운용해 가용 자원을 늘릴 수 있는데, KIA는 이점을 살릴 수 없다. 2군 선수단에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모두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최대 9월4일까지 격리하는 데다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선수를 무턱대고 경기에 내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DH 경기가 많다. 어렸을 때는 하루에 두 세 경기 씩 치러도 힘들지 않았다. 열 살 때까지 그랬던 것 같다. 이번에는 열 살 마인드로 경기를 치르려고 한다”며 특유의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앞서 우천 취소된 경기 많아 선발 로테이션 구상에는 도움이 됐다. 이럴 때일수록 한 경기씩 천천히 가야 할 것 같다. 이길 경기는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르게 대처할 거다. 매일, 하루만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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