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마친 이민호
LG 이민호가 지난 10일 잠실 한화전에서 4회를 마친 후 더그아웃으로 돌아오고 있다. 서울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우완 영건은 후반기 에이스 모드다. 제구력이 부쩍 안정되며 볼넷이 크게 줄었고 압도적인 구위를 거침없이 활용한다. 이제 배턴은 좌완 영건들에게 넘어갔다. 한지붕 두가족이 3개월 만에 마주하는 가운데 좌완 영건 3인방이 중책을 맡았다. LG 이민호(20)와 김윤식(21), 손주영(23), 이상영(21) 얘기다.

LG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 더블헤더 포함 3연전 첫 경기에 김윤식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11일 김윤식, 12일 더블헤더에는 손주영과 이상영이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김윤식은 지난 5일 잠실 KT전부터 근육통으로 이탈한 앤드류 수아레즈를 대신해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역투하는 LG 선발 김윤식
LG 김윤식. 서울 | 연합뉴스

손주영은 후반기 로테이션에 합류했고 이상영은 더블헤더에 대비해 선발진 복귀를 준비했다. 이상영은 전반기 7차례 선발투수로 등판했다가 6월 16일 고척 키움전 이후 불펜진에 합류했다. 지난달 31일 사직 롯데전까지 중간투수로 나섰고 이후 2군으로 내려가 투구수와 이닝수를 늘렸다.

이로써 LG는 지난 10일 잠실 한화전부터 12일 더블헤더 잠실 두산전까지 4경기에서 평균 연령 21.2세 선발 로테이션을 돌린다. 일단 첫 단추는 완벽하게 맞췄다. 이민호는 10일 한화전에서 7이닝 8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거뒀다. 안타 하나만 허용하며 한화 타선을 압도했고 볼넷도 하나 밖에 없었다.

우연한 활약이 아니다. 전반기 이민호와 후반기 이민호는 다른 투수다. 이민호는 후반기 5경기(선발 등판 4경기·중간 등판 1경기)에서 24.1이닝을 소화하며 볼넷을 4개 밖에 범하지 않았다. 9이닝당 볼넷 1.48개로 제구가 부쩍 안정됐고 후반기 평균자책점 2.59로 활약하고 있다. 전반기 이민호는 9이닝당 볼넷 3.83개를 범했다. 기복에 시달렸고 평균자책점은 4.63이었다.

이민호는 후반기 제구가 잡힌 비결을 두고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 경헌호 코치님, 김광삼 코치님과 캐치볼부터 변화를 줬다. 투구시 너무 빠르게 중심 이동이 이뤄지면서 밸런스가 흔들렸다. 캐치볼할 때 뒷발을 드래깅하면서 좀더 뒤를 잡아두고 공을 던지는 습관을 들였다. 투구 때는 드래깅하지 않지만 캐치볼 방식을 바꾸면서 밸런스가 잡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 관건은 좌완 영건 3인방이다. 이민호처럼 김윤식, 손주영, 이상영도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야 두산 3연전 위닝시리즈를 바라볼 수 있다. 일단 셋 다 구속은 상승세다. 김윤식은 지난 5일 잠실 KT전에서 최고구속 148㎞를 찍었다. 3회부터 밸런스가 흔들리고 대량실점으로 무너졌지만 구위는 경쟁력이 있었다. 군전역 후 첫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손주영도 140㎞대 중반까지 구속이 올랐고 이상영 또한 중간 등판시 140㎞ 후반대 패스트볼을 구사했다.

프로 데뷔 첫 승 거둔 LG 손주영
LG 트윈스 좌완 투수 손주영. 서울 | 연합뉴스

LG 류지현 감독은 지난 2월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좌완 영건 투수들에게 팀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빼어난 잠재력을 자랑하는 젊은 좌투수들이 주축으로 올라설 때 LG 투수 왕국에도 방점이 찍힌다. 지난 10일 한화전을 포함해 이번주말 4경기에서 LG 마운드의 현재와 미래를 두루 내다볼 수 있다.

물론 경기 흐름은 투수전보다는 타격전이 될 수 있다. 두산은 11일 신예 우투수 곽빈, 그리고 12일 더블헤더에는 베테랑 좌투수 유희관과 우투수 김민규를 선발 등판시킬 것으로 보인다. LG와 두산 모두 지금 순위보다 높은 곳을 응시하고 있다. 3개월 만에 잠실더비의 문이 열린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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