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한화 배동현. 문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대전=최민우 기자] “(김)성훈이 생각이 많이 난다.”

한화 배동현은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 전에서 5회 1사 1루 상황에 등판해 2이닝 2볼넷 3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데뷔 첫승을 신고했다. 경기에서 배동현은 인상적인 투구 내용을 보였다.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고, 6회에는 박건우~김재환~양석환으로 이어지는 두산 중심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배동현은 “깔끔하게 막고 승리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주자를 계속 내보내서 찝찝했다”며 볼넷을 허용한 순간을 돌아보며 아쉬워했다. 경기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순간이 여럿 있었다. 특히 9회 두산의 마지막 공격이 절정이었다. 4-3으로 앞선 2사 2루 때 두산 박건우의 우전 안타가 나왔고, 누상에 있던 장승현이 홈으로 쇄도했다. 그러나 우익수 김태연의 송구가 이미 포수 글러브에 도달했고, 동점 주자를 태그 아웃시켰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배동현은 “게임이 재밌어서 좋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시즌 초반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사령탑의 눈도장을 받지 못한 배동현이다. 이후 2군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었다. 코칭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멘탈을 관리했고, 투구 폼도 수정했다. 배동현은 “뒷다리를 바꾸며 투구폼을 수정했다. 2군에서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시즌 초반에는 몸은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심적으로 편하지 않으니까 몸이 잘 안따라줬다. 지금은 심적으로 편하다. 그래서 구속도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친 배동현은 후반기 6차례 등판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훈
故김성훈. 스포츠서울DB

[포토]故 김성훈 추모하는 선수협
지난 2019년 12월 2일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19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에 앞서 선수단이 故 김성훈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스포츠서울DB

첫승을 따낸 뒤 가장 먼저 생각난 건 고인이 된 친구다. 배동현은 2년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성훈의 절친한 친구다. 고인은 2017년 신인선수 드래프트 때 2차 2라운드 15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2019년 광주광역시 소재 한 건물 옥상에서 발을 잘못 디뎌 세상을 떠났다. 배동현은 한화 입단의 꿈을 이룬 뒤 김성훈의 등번호 61번을 달았다.

배동현은 “성훈이 생각이 많이 난다”며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어 “61번을 달게 된 것도 성훈이 때문이다. 성훈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같은 동네에 살았다. 고등학교 들어가서 친해졌다. 집도 근처인 데다, 마음이 잘맞았다. 그래서 친해졌다”며 친구와 지난날을 소개한 뒤 “아직 내가 잘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많이 부족하다. 성훈이 몫까지 하려면 한참 멀었다”며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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