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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영입 목적은 뚜렷했다. 공수에서 에이스 허훈의 부담을 덜고 보다 강한 뎁스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에이스가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도 영입 효과가 드러난다. 수비 에너지가 한층 향상됐고 베테랑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을 터뜨린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정성우(28), 김동욱(40)을 바라보며 KT가 활짝 웃고 있다.
KT는 지난 18일 고양 오리온과 홈경기에서 72-62로 승리하며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4연승과 함께 가장 먼저 4승째를 찍었다. 그리고 승리 중심에는 정성우와 김동욱이 있었다. 정성우는 경기 내내 한차원 높은 에너지를 뿜으며 상대 에이스 이대성을 막았다. 이대성은 정성우와 KT 팀 수비에 막혀 야투 9개 중 2개만 성공했다. 반면 정성우는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힘을 보태며 16점을 올렸다. 특히 4쿼터 종료 50여초를 남기고 3점슛을 넣었고 그대로 KT는 승기를 잡았다.
정성우의 3점슛에 앞서 김동욱의 3점슛도 있었다. 3쿼터까지 좀처럼 슛이 들어가지 않았던 김동욱은 가장 중요한 4쿼터에 3점슛 2개를 꽂았다. 볼 핸들러로서 공격을 리드 하면서도 필요할 때는 해결사로 나섰다. 어느덧 만 40세가 넘은 베테랑이지만 클러치 상황에서 존재감은 여전하다. 경기 후 정성우는 “우리 팀의 동욱이형, (양)홍석이, (김)영환이형은 3점슛을 던지면 무조건 들어간다는 느낌이 든다. 몸은 열심히 백코트를 하고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들어갔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정성우와 김동욱 모두 방향성이 뚜렷한 FA 영입이었다. KT 서동철 감독은 “구단에 두 선수를 꼭 잡아달라고 했다. 김동욱은 허훈의 부담을 덜어줄 가장 적합한 선수라고 봤다. 우리 팀은 늘 허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경기 내내 훈이가 경기를 조립하고 리드해야 했는데 동욱이가 오면 이 부분을 분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 감독은 “정성우처럼 수비 에너지가 뛰어난 선수도 절실했다. 정성우라면 우리팀 앞선이 상당히 강해질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서 감독은 허훈 복귀 후 허훈과 정성우의 백코트도 구상 중이다. 그는 “훈이가 우리 팀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많은 옵션을 행사하는 선수임은 분병하다. 이 부분을 바꿀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훈이가 지금 우리가 만든 틀에 맞춰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지금 만들어진 조직력과 훈이의 장점을 모두 살리는 게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다짐했다.
허훈과 양홍석이 비상하면서 KT는 누구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팀이 됐다. 그러나 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고 잠재력에 비해 빼어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시즌은 달라질 수 있다. 슈퍼루키 하윤기도 가세했고 캐디 라렌도 시즌 초반부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양홍석은 “코트 위에 5명 뿐이 아닌 벤치에서 대기하는 선수들까지 선수층이 정말 좋아졌다. 든든한 선배님들이 참 많다”며 팀 전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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