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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프로는 실력으로 가치를 증명한다. 연차나 나이는 고려대상이 아니어야 한다. KBO리그에 ‘육성 광풍’이 불고 있지만, 불혹을 앞둔 베테랑들이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시즌 KBO리그 ‘루키’ 추신수(39·SSG)도 이 중 하나다. 그는 지난 2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정규시즌 NC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100번째 볼넷을 골라냈다.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선구안 달인으로 평가받았는데, 불혹을 앞두고도 변함없는 ‘눈 야구’를 뽐냈다. 시즌 100볼넷은 정은원(한화) 홍창기(LG) 이후 세 번째이자 KBO리그 최고령(39세 3개월 13일) 신기록이다. 원조 출루 머신 양준혁(MBC스포츠+ 해설위원)이 삼성 시절 37세 3개월 26일로 세운 종전 기록을 2년이나 연장했다.
6회초에는 우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전구단 상대 홈런도 기록했다. 추신수는 잔여 경기에서 출루율 4할을 유지하면, 최고령 4할대 출루율 기록도 작성할 수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20홈런 20도루로 증명한 클래스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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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에도 ‘불혹의 슈퍼스타’가 버티고 있다. 마무리 오승환이다. 오승환은 이미 최고령 40세이브 기록을 돌파해 한 시즌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에 도전 중이다. 남은 세 경기에 모두 등판해 세이브를 추가하면 자신의 세 번째 한 시즌 47세이브를 달성하게 된다. 최연소 40세이브(24세 1개월 26일)의 주인공이 15년 지난 후 최고령 40세이브를 달성했다는 것은 자기관리가 얼마나 철저했는지를 증명한다.
추신수와 오승환은 지독한 훈련광이다. 웨이트트레이닝은 기본이고, 러닝이나 유연성 운동 등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원정경기 때에도 가장 먼저 개인 훈련을 시작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다년간 해외리그 경험으로 ‘프로는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를 실천하는 습관을 들였다. 워밍업 시간에 맞춰 출근해 경기시작 3시간 30분전부터 몸을 풀기 시작하는 대부분의 선수들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올시즌 드러난 기량만 보면 추신수와 오승환은 내년에도 이른바 ‘나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시속 150㎞짜리 강속구나 총알송구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한 차원 높은 제구와 선구안, 흐름을 바꾸는 노하우 등은 소속팀에서 꼭 필요한 선수라는 인식을 갖게하기 충분하다. 불혹에도 61이닝, 560타석을 넘어섰다는 것만으로도 그 가치를 증명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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