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대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남자복식 메달 획득 실패 이후 국가대표에서 은퇴해 요넥스 소속 선수로 뛰고 있는 이용대. 요넥스 제공

[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대한배드민턴협회(회장 김택규)가 그동안 논란이 돼온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 나이 제한’을 완전 없애기로 했다. 과거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윙크보이’ 이용대(33·요넥스) 등 베테랑 선수들이 나이 제한 등에 걸려 태극마크의 꿈을 접은 바 있는데, 이런 장애가 없어지는 것이다.

협회의 이런 결정은 국가대표 선발전 때 객관성과 공정성에서 논란을 빚은 ‘심사위원 평가점수’ 50% 반영 제도를 10%로 크게 낮추기로 한 데 이은 ‘개혁 2탄’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대한배드민턴협회의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보면, ‘연령기준’으로 단식은 만 25세 이하, 복식은 만 26세 이하로 선발전 출전이 제한돼 있다. 물론 기존 국가대표나 상비군에 대해선 자동으로 선발전 출전자격을 준다.

기존 국가대표가 아닌 경우는, 연령기준 외에도 ‘성적기준’을 충족시키야 한다. 가령, 남녀일반부 선수는 선발전 전년도 협회 주최 대회 출전 성적이 ‘4강 진출 이상’이어야 한다. 남녀고등부는 결승진출 이상이고, 남녀대학부는 각각 4강과 결승 진출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규정을 적용할 경우, 1988년생인 이용대(33)는 국대에 복귀하려 해도, 나이 제한에 걸려 선발전에 나올 수 없다. 이용대는 지난 2019년 12월 국대 선발전에 나가려 했으나, 이런 규정 등에 걸려 선발전 명단(60명)에서 제외됨으로써 올림픽 재도전 꿈을 이루지 못했다.

물론 단식의 경우 세계랭킹 16위, 복식의 경우 세계랭킹 8위 안에 들면, 국가대표로 자동선발돼 올림픽 등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은 있다. 그러나 한번 은퇴한 선수가 국대가 아닌 개인자격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해 다시 랭킹포인트를 쌓아 세계랭킹을 그렇게 끌어올리기는 어렵다.

이번 제도개혁의 포인트는, 바로 이미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뒤 복귀를 노리는 베테랑 선수들이 나이 제한 규정에 걸리지 않고 다시 국대 선발전에 도전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나이 제한 규정을 협회가 완전 없애기로 결정했다. 내년 초 이사회를 통해 최종 결정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실업팀 감독은 “진작 고쳤어야 할 규정이다. 이제 와서 고친다고 이용대나 고성현-신백철이 국대가 다시 되겠는가. 그러나 여자의 경우 나이가 많은 선수들에게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봤다.

고성현 신백철
비(非) 국가대표로 최근 2021 세계배드민턴연맹(BWF) 프랑스오픈 남자복식에 출전해 우승한 고성현(오른쪽)-신백철. BWF 홈페이지

국가대표 출신으로 30살을 훌쩍 넘긴 고성현(34·김천시청)-신백철(32·인천국제공항)은 지난달 개인자격으로 2021 세계배드민턴연맹(BWF) 750 특급대회인 프랑스오픈에 출전해 세계 1, 2위 조를 누르고 우승한 바 있다. 배드민턴 대표팀 멤버들도 이 대회에 출전했으나, 둘은 개인 스폰서 후원을 받아 출전했고 예상 밖의 성과를 올려 배드민턴계를 놀라게 했다.

협회 규정에 따르면 국가대표 은퇴 선수 중 대한민국 배드민턴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선수에 한해 세계배드민턴연맹 승인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배드민턴협회는 앞서 올초 여자복식 세계랭킹 10위이던 정경은(31·김천시청)의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국대 선발전 심사의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이후 공청회 등을 열어 심사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그동안은 ‘선발전 성적 50%+심사위원 성적 50%’를 반영해 국대를 선발함으로써, 심사위원들이 보이지 않게 특정선수 편들기를 할 소지가 있었는데, 이를 최소화 한 것이다. 심사위원 평가점수는 10%로 줄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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