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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아산=윤세호기자]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래도 올라온다는 확신이 있다. 조금씩 상승곡선도 그리고 있다. 머지 않은 시점에서 도쿄올림픽에서 보여줬던 모습을 재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4년차에 징스크와 마주한 아산 우리은행 박지현(21) 얘기다.
조급할 필요는 없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도 지난 24일 부산 BNK 썸과 홈경기에 앞서 “시간이 해결할 문제다. 훈련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스트레스를 푸는 게 더 중요하다. 구단 내부적으로 지현이를 기다려주고 지현이에게 꾸준히 뛸 수 있는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지현은 32분12초를 뛰면서 14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가 일찌감치 우리은행의 승리로 기울었고 박지현의 득점도 가비지 타임이었던 후반에 집중됐다. 그래도 의미있는 장면이 있었다. BNK가 2쿼터 시작과 동시에 지역방어를 펼쳤는데 우리은행은 박지현의 연속 3점슛으로 지역방어를 무너뜨렸다.
위 감독은 경기 후 “지현이가 3점슛 두 개를 성공시켜주면서 상대가 준비한 수비를 깨뜨릴 수 있었다. 상대가 나름 준비를 많이 하고 그 수비를 한 것 같았는데 지현이 덕분에 경기가 쉽게 풀렸다. 경기 흐름상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정상 컨디션의 박지현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은 박지현의 돌파에서 파생된 공격으로 쉽게 점수를 쌓았다. 박혜진, 김정은, 최이샘 등 베테랑들이 박지현의 돌파 후 패스를 받아 외곽슛을 꽂아 넣었다. 최이샘은 “최근 지현이가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그래도 오늘 경기를 통해 어느정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면서 “우리팀은 지현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부분이 많다. 지현이가 살아나면 공격에서 좋은 플레이도 나오고 체력도 세이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현은 우리은행이 받은 선물이며 우리은행의 현재이자 미래다.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우리은행은 4.8%의 희박한 확률을 뚫고 1순위 신인 지명권에 당첨됐고 주저하지 않고 박지현을 지명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6연패를 달성한 리그의 지배자였다. 최강팀에 초특급 유망주가 합류했고 박지현은 3년차였던 지난 시즌 팀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도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도 달았는데 세르비아를 상대로 WKBL에서 보였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우리은행이 다시 정상을 노리는 시점도 박지현의 컨디션 회복과 맞물려있다. 위 감독은 오는 26일 개막 9연승 질주하는 국민은행과 두 번째 맞대결을 두고 “사실 우리가 지난 2년 동안 국민은행전 위주로 훈련을 많이 했다. 일단 큰 틀에서 보면 박지수를 어떻게 막느냐, 강이슬을 어떻게 제어하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하루 밖에 훈련날이 없다. 너무 디테일하게 가는 것은 아니라 본다. 너무 이겨야 한다는 부담보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붙어보고 싶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입장에서 국민은행과 2라운드 대결은 진검승부보다는 탐색전에 가깝다. 그러나 박지현이 정상 컨디션으로 올라올 때에는 탐색전이 아닌 진검승부가 된다. 위 감독은 “시간은 많다. 아직 2라운드 아닌가. 조급하지 않고 지현이를 기다려주면 분명 올라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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