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2루타 출루하는 최정[포토]
SSG 3번 최정이 28일 열린 2021KBO리그 SSG랜더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 4회말 1사후 2루타로 출루하고 있다. 2021.10.28.문학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프리에이전트(FA) 종신계약의 시작점은 SSG 최정(34)이다. 2018년 겨울 최정은 전소속팀과 6년 최대 106억원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최정은 만 37세까지 같은 유니폼을 입는다. 사실상 프랜차이즈 스타를 확정짓는 영구 계약이었다.

그리고 지난 겨울 두산이 허경민과 최대 7년 85억원, 정수빈과 6년 최대 56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허경민과 정수빈 또한 이 계약을 통해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를 예약했다. 계약 종료 시점에서 허경민은 만 37세, 정수빈은 만 36세가 된다.

6년 계약 시초가 최정은 아니다. 2004시즌을 앞두고 정수근이 롯데와 최초로 6년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계약 종료 시점에서 정수근의 나이는 만 33세였다. 정수근과 롯데의 계약은 한 팀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종신계약이라고 보기 힘들다. 정수근은 입단 구단도 롯데가 아닌 두산이라 원클럽맨은 불가능했다.

26일부터 FA 시장이 열린다. 이번에도 종신 계약이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 NC와 나성범이 특히 그렇다. NC 스토브리그 목표 영순위는 나성범이 영원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는 것이다. 최정, 허경민, 정수빈이 그랬던 것처럼 나성범도 NC와 6년 혹은 7년 계약을 맺을 것이란 전망이다. 6년 계약시 계약 종료 시점에서 나성범은 만 38세다.

[포토]NC 나성범, 드디어 동점!
NC 나성범.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문제는 계약서와 KBO리그 규정이 다르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6년 혹은 7년 FA 계약을 체결한 선수도 4년 풀타임(일 년 등록일수 145일 이상)을 소화하면 다시 FA로 공시된다. 최정 역시 2022시즌이 종료되면 FA 신청대상자 명단에 오른다. 계약은 2024시즌까지 인데 KBO리그 규정이 그렇다. 1년 전 김현수가 FA 신청대상자로 공시된 것과 동일한 일이 일어난다는 얘기다.

물론 김현수의 경우처럼 1년 후 최정이 FA를 신청해 시장에 나올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규정보다 계약서가 우선이다. 계약서에 명시된대로 최정은 2024시즌까지 뛰면서 연봉을 받는다. 그리고 2024시즌 후 최정은 FA가 아닌 연봉협상대상, 즉 보류 선수가 된다. FA 계약시 구단이 4년 보류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최정의 6년 계약은 사실상 4년 FA 계약+2년 FA 계약인 셈이다. 2년 계약 후 남은 2년은 구단이 최정에 대한 보류권을 지닌다.

이제는 보류권을 다시 해석할 시기가 됐다. 보류권 대상을 입단 후 FA자격을 신청하기 전까지 선수로 한정해도 충분하다. 구단 또한 FA 계약 후 보류권이 없어지면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FA 영입을 진행할 수 있다.

일례로 핵심선수가 군입대하면 이 선수의 빈 자리를 2년 FA 계약으로 메운 후 이 선수가 전역할 때 FA 영입 선수를 놓아주면 된다. 30대 후반을 향하는 베테랑 선수와도 굳이 4년을 다 채워서 FA 계약을 할 이유가 없다. 2019년 겨울 정우람과 한화가 4년 39억원 보장 계약을 맺었다. 계약기간 중간 지점인 현재 실패한 계약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정 6년 계약이 나온 시점부터 FA 계약시 보류권 4년은 유명무실해졌다. 보류권 4년을 폐지하고 단년 계약, 혹은 2, 3년 계약이 활성화되면 FA 시장에 공급이 늘어난다. 공급이 늘면 가격도 안정화 된다. 70, 80억원 이상 대형 계약 외에도 ‘신의 한 수’가 될만한 중소형 계약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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