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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최민우 기자] 이전 소속팀에서는 제 3의 포수였다. 그러나 트레이드로 인생이 바뀌었다. 팀을 옮긴 뒤 계속해서 성장곡선을 그리며 대체 불가 자원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고, 대박을 터뜨렸다. 최재훈(32)은 리빌딩 중인 한화에 귀감이 되고 있다.
최재훈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1호 FA 계약자가 됐다. 이적 시장이 열린 지 이틀 만에 속전속결로 이뤄진 결과다. 구단과 선수 양측 모두 계약 조건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 없이, 재계약을 추진했다. 한화는 주전 포수를 잃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계약 조건에 반영했고, 최재훈에게 5년 총액 54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3억원, 인센티브 최대 5억원)을 제시했다. 협상에 임하는 최재훈도 원소속팀에 남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구단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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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한화에 합류할 때만 하더라도, 최재훈이 FA 잭팟을 터뜨릴 거라 예상하기 어려웠다. 그는 2008년 두산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뒤, 2012년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양의지라는 거대한 산이 있어 주전으로 도약하지 못했고, 박세혁의 등장으로 백업으로도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갔다.
결국 2017년 최재훈은 트레이드 돼 한화에 입단했는데, 이때부터 그의 잠재력을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두산 시절에는 ‘수비형 포수’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화 입단 후 타격 지표 상승도 상승했다. 2017시즌에는 타율 0.257을 기록했고, 매년 타율을 끌어올려 2020년에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타율 0.301을 마크했다. 2021시즌에는 출루율 0.407을 기록. KBO리그 전체 선수 중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재훈은 “한화 합류 후 타격도 좋아지고 올해는 출루에서도 성장을 이뤄냈다”며 지난 날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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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최재훈은 대형 FA 계약자가 됐고, 한화의 많은 선수들에 본보기가 되고 있다. 육성 선수로 시작했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독수리 군단의 안방마님으로 우뚝 섰다.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선 한화는 유독 신진급 선수들이 많다. 패기로 똘똘 뭉친 한화는 시즌 개막 전 열린 시범경기 때만 하더라도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예고했지만,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결국 한화는 10위로 시즌을 마쳤다. 꼴찌였지만, 성과도 분명했다. 타선에서는 팀의 미래 자원으로 꼽혔던 정은원 노시환이 한 단계 도약했고, 군 복무 후 합류한 김태연도 일발장타력을 뽐내며 한화의 리빌딩에 힘을 보탰다. 마운드에는 김민우가 14승 투수로 거듭났고, 강재민도 불펜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이 최재훈처럼 발전을 이뤄낸다면, 리빌딩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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