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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FA 시장은 선발투수를 원했다.
2021시즌 메이저리그 플레이오프는 오프너가 난무했다. 선발투수의 역할은 타순이 두 바퀴돌 때까지였다. 선발이 5이닝을 던지면 성공이었다. 2021시즌 선발 투수 최다 이닝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좌완 프래머 발데스의 8이닝이었다.
예전 마운드에 오르면 완투가 예상됐던 커트 실링, 랜디 존슨과 같은 선발투수를 찾아볼 수 없었다. 팬들을 짜증나게 만든 불펜야구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이닝만 책임지는 불펜야구는 경기시간만 늘어지게 했고 경기 박진감은 실종됐다.
하지만 막상 FA 시장에서는 선발투수의 존재가 새삼 부각됐다. 30일 현재 프리에이전트 시장 최고액 계약은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은 유격수 코리 시거의 3억2500만 달러다.
현재까지 1억 달러 이상 계약자는 총 5명이다. 유격수 시거, 2루수 시미엔 2명 외에 3명은 선발투수다. 맥스 셔저(뉴욕 메츠) 1억3000만 달러, 로비 레이(시애틀 매리너스) 1억1500만 달러, 케빈 가스민(토론토 블루제이스) 1억1000 만 달러 순이다. 셔저는 에이스도 아니다. 메츠의 에이스는 제이콥 디그롬이다.
30일 현재 FA 선발투수 계약자는 총 15명이다. 총 연봉 7억775만 달러(8436억 원)다. 선발투수의 중요성이 반영된 계약이다. 계약 기간은 레이와 가스민의 5년이 최다이다. 불펜투수 계약은 선발의 10분의 1 수준인 7100만 달러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3년 2400만 달러 계약한 케빈 그레이브맨이 최고액이다.
종전에는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은 불펜투수 계약이 우선적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는 12월2일 구단주들의 직장폐쇄가 예고되면서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이는 구단들이 앞서서 선발투수 계약에 팔을 걷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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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츠는 37세로 투수로는 환갑이 지난 맥스 셔저에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무모함도 보였다. 오프너와 불펜야구로 상징되는 탬파베이 레이스도 숱한 부상 전력을 갖고 있는 코리 클루버와 개런티 800만 달러, 인센티브 500만 달러를 추가하는 1년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 불펜야구는 한계가 있다. 올 포스트시즌에서도 드러났지만 선발이 5,6이닝을 책임지면 승률은 거의 95% 이상이다. 3이닝 불펜야구는 역전을 거의 허용하지 않는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봐도 구단의 방향이 드러난다. 토론토는 2019년 겨울 류현진과 4년 8000만 달러 계약으로 플레이오프 경쟁 신호탄을 쐈다. 시즌 후 호세 베리오스와 7년 1억3100만 달러, FA 케빈 가스민 5년 1억1000만 달러로 선발진을 안정시켰다.
야구는 투수놀음이고 결국은 선발싸움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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