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제공 | 마트노조

[스포츠서울 | 동효정 기자]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 1위 코스트코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5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코스트코 노동조합은 사측이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단체 행동에 나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5조3522억원, 영업이익은 1775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8.3%, 영업이익은 24.3% 늘었다. 최근 3년간의 매출 성장률은 11.3%에 달한다. 코스트코 코리아 노동조합 측은 미국 본사에 당기순이익보다 41% 많은 1900억원을 배당했으나 한국 사원들에 대한 복지와 존중은 실종됐다는 주장이다.

이날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코스트코지회는 코스트코 광명점 앞에서 단체협약 간부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사측에 단체협약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년여간 25차례 넘게 교섭을 진행했으나 양측 간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노조는 “사측은 노조의 기본활동조차 보장하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사실상 노동조합을 고사시키려 요구안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스트코 측은 최근에 노조의 쟁의활동에 대해 영업방해로 고소를 진행한 상태다. 노조는 또 코스트코가 영유아보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았고 관리자에 지급해야 할 법정가산임금 수백억 원(추산)을 체불했다고 밝혔다. 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0조에서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장에는 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광명점과 양재점에 어린이집 설치를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지난 7년간 10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면서 어린이집 설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 측은 “코스트코는 코로나19를 이유로 직원 식당을 폐쇄한 바 있다. 미국 기업이 한국 땅에서 수조원을 벌어가면서 한국 노동자 밥을 굶기고 무시하고 착취하는 만행을 전 국민이 알 때까지 멈추지 않고 알릴 것”이라며 “매장 안팎에서 다양한 쟁의행동을 진행할 것이며 더 크고 넓은 연대로 파업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코스트코 지회는 “코스트코가 한국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단체협약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코스트코 노동자들은 더욱 기세있게 쟁의권 가지고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지난 1994년 양평점을 열며 국내에 진출한 뒤 매장이 16개까지 늘었다. 설립자이자 유통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불리는 짐 시네갈이 지난 2011년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코스트코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매장이 어디냐’는 질문에 “한국”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코스트코 노동조합은 코스트코가 한국에 진출한 지 26년 만인 지난해 설립됐다.

vivid@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