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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프리에이전트(FA) 양현종 김광현(이상 33)은 연내 새 둥지를 찾을 수 있을까. 서로 급할게 없기 때문에 해를 넘길 가능성도 있지만, 안정성을 생각하면 속전속결도 나쁘지는 않아 보인다.
지난 10월 나란히 귀국한 양현종과 김광현은 일찌감치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회복훈련을 바탕으로 휴식과 재활을 반복하며 1년간 쌓인 피로를 푸는데 중점을 맞추고 있다. 계약은 에이전트가 맡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거즈 영구결번’을 꿈꾸는 양현종은 예년에 비해 부드러운 분위기 속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현종측 관계자는 “여러모로 세심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과거와 비교하면 분위기는 부드러운 편”이라고 귀띔했다. 양측의 조건은 주고받았고, 그 간극을 좁히는 일만 남았다. 올해 창단 첫 9위 수모를 안은 KIA는 투타 전반에 걸쳐 강도높은 쇄신이 필요하다. 이미 구단은 수뇌부를 모두 교체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쇄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양현종의 가치는 더그아웃에 있는 것만으로도 빛을 발한다. 인성면에서 이미 최고로 인정받은 양현종은 많은 후배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마운드 위에서 발휘하는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젊은 투수진의 리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양현종의 합류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구단측도 “당연히 꼭 필요한 선수다. 예우를 갖춰 협상할 것”이라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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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광현은 선택지가 넓은 편이다. 그러나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변수다. 메이저리그가 사무국과 선수노조간 노사협약을 진행 중이지만, 마감시한(2일)까지 타격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현지에서는 이미 직장폐쇄가 확정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구단이 대어급 FA와 잇따라 계약을 체결한 것도 셧다운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최대 2000만 달러(2년) 수준의 계약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평가를 받는 김광현은 미국 현지 상황을 체크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 인상이다. 일각에서는 “복귀 60% 잔류 40% 정도로 갈등중인 것 같다”는 얘기도 한다. 2년 총액 2000만달러 수준이면 KBO리그 출신 빅리거에게는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그러나 미국 현지 사정을 살펴보면, 후순위로 밀려날 정도의 계약 규모다.
불확실성과 싸움만큼 답답한 것도 없으니, SSG의 적극적인 구애가 김광현의 마음을 흔들 가능성도 있다. 이미 추신수와 최정 등 팀원들이 김광현의 복귀를 우회적으로 요청하는 등 구애를 보내고 있다. SSG 역시 김광현의 합류는 천군만마다. 선발 마운드가 붕괴한 상황에서도 5강 경쟁을 펼친 SSG는 선수층 강화를 위해 베테랑 노경은을 영입하는 등 전력보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래도 선발 한축을 맡을 에이스는 필요한 법. SK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김광현이 SSG에 둥지를 튼다면, 성적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야구단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정용진 구단주의 애정을 고려하면, 김광현의 잔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도 사실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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