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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김경무전문기자] WTA(여자테니스협회)는 2일 스티브 사이먼 회장 겸 CEO의 성명을 통해 “중국에서 열리는 투어 대회를 보류(Suspension)한다”고 발표했다.
사이먼 회장은 “2021년 11월2일 펑솨이가 중국 정부 고위관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을 (SNS에) 게시했을 때, WTA는 펑솨이의 메시지를 경청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을 인식했다”면서 “WTA 이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홍콩을 포함한 중국내 모든 WTA 대회가 즉각 중단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중국은 시즌 왕중왕전인 WTA 파이널스를 2030년까지 개최하기로 돼 있으며, 이 대회 계약 규모는 10억달러(1조1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중국에서는 WTA 파이널스 말고도 10개 안팎의 다른 대회들도 해마다 열리기 때문에 WTA의 중국 대회 개최 보류는 엄청난 손실이 예상된다.
펑솨이(35)는 지난 2013년 윔블던, 2014년 프랑스오픈 여자복식 챔피언 출신인 중국 테니스 스타이다. 2014년엔 여자복식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다. 그는 지난달 2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장가오리(75) 중국 전 국무원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사이먼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펑솨이는 성폭행에 연루됐을 때 특히 권력자들이 관계됐을 때,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펑솨이가 게시글을 통해 ‘그것이 달걀이 바위을 치는 것과 같거나, 내가 불꽃에 끌려가 자멸을 자초하는 나방과 같더라도, 나는 당신에 대한 진실을 말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는 자신이 직면하게 될 위험을 알고 있었지만, 어쨌든 공개했다. 나는 그의 힘과 용기를 존경한다”고 했다.
사이먼 회장은 “그 이후로 펑솨이의 메시지는 인터넷에서 삭제됐고 이 심각한 문제에 대한 토론은 중국에서 검열됐다. 중국 지도부는 이 매우 심각한 문제를 믿을 만한 방법으로 다루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제 펑솨이가 어디 있는 지 알고 있지만, 나는 그가 자유롭고 안전하며 검열, 강요, 위협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펑솨이 성폭행 혐의에 대해 검열없이 완전하고 투명한 조사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만약 권력자들이 여성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성폭행 혐의를 덮을 수 있다면, WTA가 설립된 기반인 여성평등은 엄청난 차질을 빚을 것이다. 나는 WTA와 그 선수들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할 수 없다”고 중국내 투어 대회 중단 이유를 밝혔다.
사이먼 회장은 “WTA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다. 우리가 그렇게 함에 따라, 나는 세계의 지도자들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여 펑솨이와 모든 여성들을 위해 정의가 이루어 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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