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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정재희가 11일 FA컵 결승 2차전에서 팀의 네 번째 득점이자 역전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 대구=박준범기자] 전남 드래곤즈 정재희(27)에게는 잊을 수 없는 2021년이 될 듯하다.

정재희는 올 시즌 내내 김천상무의 일원이었다. 지난해 5월 입대한 그는 올해 김천 소속으로 2부 25경기에 출전 4골3도움을 기록했다. 김천의 2부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달 27일 제대를 명받고, 원소속팀 전남으로 돌아갔다. 대구FC와 대한축구협회(FA)컵 2차전은 정재희가 올시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전남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경기였다.

전경준 전남 감독은 정재희를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격시켰다. 전 감독은 “정재희의 장점을 잘 안다. 공격적인 재능을 더 살리고 싶었지만, 팀 사정상 측면 수비수로 기용했다.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고 말했다. 전 감독의 말대로 정재희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수에서 빈틈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대구의 역습을 효과적으로 제어하던 정재희는 틈이 보이면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대구의 수비를 헤집었다. 수적 우위를 잡은 뒤 뽑아낸 선제골도 정재희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정재희는 전반 39분 대구의 왼쪽 측면 뒷공간을 허문 뒤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뛰어들던 박찬용이 그대로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3-3으로 맞선 후반 38분에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사무엘의 리턴 패스를 받은 정재희는 대구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왼발 슛, 대구의 골망을 흔들었다. 정재희는 “공을 받을 때 슛할지, 드리블을 한 번 더 할지 고민했다. 슛 각이 잘 보이지 않아 드리블한 뒤 마무리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정재희의 ‘원맨쇼’ 속에 전남도 원정에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썼다. 정재희는 전남 소속으로 FA컵 1경기를 치르고도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되는 겹경사를 누렸다. 무엇보다 그는 올 시즌 유일하게 두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인공이 됐다. “우승해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간단하게 소감을 말한 정재희는 “리그는 장기전이고, FA컵은 단기전이다. 어떤 우승이 더 좋은지는 판단할 수 없다. 둘 다 너무 좋다. 우승할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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