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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프리에이전트(FA) 강민호(36)의 주가가 연일 치솟고 있다. 친정팀 롯데로 돌아와달라는 팬들의 거센 요구까지 더해 세 번째 FA임에도 가치가 줄어들지 않는다.
삼성 입장에서도 강민호는 꼭 필요한 존재다. 올해 123경기에서 18홈런 67타점 타율 0.291로 녹슬지 않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강민호의 진가는 타격에서만 드러난 게 아니다. 팀 화합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에 마운드 안정을 동시에 잡았다. 강민호가 안방을 든든히 지킨 덕에 삼성은 10승대 투수 세 명을 배출하며 투수왕국으로 우뚝 섰다. 마무리 오승환은 “강민호를 놓치면 팀워크도 소용없다”며 공개 구애했고, 구자욱도 “내년 우승을 위해서는 강민호 선배가 반드시 잔류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체력을 아껴줄 든든한 백업 포수까지 갖춘 상태라 강민호도 부담없이 팀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와 FA 계약을 맺은 최재훈이 5년 54억원에 도장을 찍었으니, 강민호의 시장가치는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난 상태다. 삼성은 “강민호와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필요한 선수인만큼 꼭 잡을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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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가 지키는 안방, 어떤 차이가 있을까. 스포츠서울이 빅데이터 업체인 스포츠데이터에볼루션에 의뢰해 올시즌 강민호와 다른포수의 성적을 비교해봤다. 팀 평균자책점 4위(4.30)팀인 삼성은 최다 완봉승(14회) 최다 세이브(46개) 최소 볼넷 2위(530) 등의 성적을 기록했다.
팀이 치른 144경기 가운데 120경기에서 마스크를 쓴 강민호는 올해만 1만 6200개의 공을 받았다. 중계영상 기반 AI분석프로그램인 시너지로 확인했더니, 강민호가 안방을 지켰을 때 피안타율은 0.254에 불과했다. 3603명의 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0.254에 장타율 0.382, OPS(장타율+출루율) 0.709를 허용했다면 꽤 준수한 수치다. 강민호를 제외한 포수들이 1491명을 상대로 타율 0.296, 장타율 0.456, OPS 0.830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강민호의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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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는 삼성 투수들에게 속구 46% 슬라이더 22%를 요구했고, 체인지업을 세 번째 구종(13%)으로 활용했다. 빠르고 과감한 승부를 유도해 젊은 투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설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재미있는 점은 상대 타자들이 삼성 투수가 던지는 속구에 13%의 헛스윙 비율을 보였는데, 슬라이더(29%)와 체인지업(34%)이 날아들었을 때 배트가 허공을 가르는 확률이 높아졌다. 속구 타이밍에 스윙을 하도록 유도한 뒤 같은 팔스윙으로 변화를 줄 수 있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요구해 타이밍을 빼앗는 능력이 삼성 투수들의 호투를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탄탄한 마운드를 바탕으로 대권 도전에 나서려면 강민호가 꼭 필요한 삼성이다. 사자군단의 안방을 내년에도 강민호가 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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