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순천에서 열린 전남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순천|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아무말 대잔치가 또 이어졌다.

22일 전북대를 시작으로 호남 일정을 이어가고 있는 윤 후보는 23일 전남지역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1980년대 민주화운동은 외국에서 수입된 이념에 사로잡혔다” “정권은 교체해야겠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가 없어서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등 황당한 말로 논란을 이어갔다.

발대식 이후 관련 자신의 발언에 대해 논란이 커지자 재차 기자들을 만나 자신의 말에 대한 해석을 다는 해프닝을 벌였다. 윤 후보는 대선후보로 공식활동을 시작한 이래 입만 열면 논란을 일으키고, 이후 자신과 당이 나서서 이를 해명하는 알 수 없는 행동을 반복 중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오전 광주 북구 인공지능(AI)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내 AI 데이터센터 건립 예정지를 방문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윤 후보는 23일 오후 전남 순천에서 열린 전남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보수당인 국민의힘에 대해 마음을 열지 않는 호남지역 민심을 거론하며 “저도 이 정권은 교체를 해야 되겠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가 없어서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습니다만, 이 국민의힘이 진정한 지지를 받는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늘 주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호남과 중도 표심을 잡아 외연 확장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나온 말이지만 “민주당에 들어갈 수 없어서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라는 말 자체가 국민의힘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2지망이라는 소리라 자당 디스가 되어버렸다.

관련 발언에 대해 발대식 이후 윤 후보는 “정치를 시작하면서 9가지 생각이 달라도 정권교체라는 한 가지가 같으면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국민의힘은 당시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을 다 포용할 수 없는 (정당이어서), 그분들이 선뜻 내키지 않아 하는 정당 아니었나”라면서 “그래도 민주당과 대척점에 있는 정당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존중하는 기본적 입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당이 더 혁신해 국민 지지를 받고 포용할 수 있는 정당이 되게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부연설명은 했지만 결국 마지못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는 내용은 같았고, 자신이 혁신해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게하겠다는 뜻이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광양시 여수광양항만공사를 방문해 컨테이너부두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광양|연합뉴스

이날 발대식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해 “시대착오적 이념으로 똘똘 뭉쳐진 소수의 이너서클이 돌아가면서 국정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가운데,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비하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현 정부 주축으로, 80년대에 민주화운동을 하신 분들도 많이 있지만 그게 자유민주주의 운동에 따라 하는 민주화운동이 아니고 어디 외국에서 수입해온 그런 이념에 사로잡혀서 민주화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걷는 것”이라며 “그 시대에는 민주화라고 하는 공통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이해가 됐지만, 문민화가 되고 정치에서는 민주화가 이뤄지고, 사회 전체가 고도의 선진사회로 발전해나가는데 엄청나게 발목을 잡아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라고 비판했다.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이라는 말때문에 논란이 이어지자 윤 후보는 “민주화운동이 외국에서 수입됐다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 수입된 이념에 따른 운동이 (80년대 당시) 민주화 운동과 같은 길을 걷게 됐다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수입된 이념’이 뭐냐는 질문에 “모르시나. 1980년대 이념 투쟁에 사용된 그 이념들, 예를 들어서 남미에 종속된 이론도 있을 테고, 북한에서 수입된 주사파 주체사상 이론들도 있을 테고…그런 것들을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발언이 알려진뒤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창은 또다시 폭발했다. 누리꾼들은 “구김당 가기싫은데 어쩔수 없었어요. 저도 사실은 민주당이 좋은데 아이 참” “말이야 막걸리야” “이번 대선은 누가 뽑히든 국가 멸망 루트로 달린다” “갈길이 먼 자다. 사시는 9수했는데, 대권도전은 90수쯤 해야할 듯”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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