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답변하는 성민규 롯데 단장
성민규 롯데 단장.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FA(프리에이전트)는 생크림 위에 얹어지는 체리와 같은 것이다.”

외부 FA는 차치하더라도 내부 FA였던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이탈하면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롯데 자이언츠. 게다가 해당 포지션에 대한 눈에 띄는 충원도 없는 상황에 한숨만 깊어지는 상황이었다.

욕받이를 자처한 성민규 롯데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FA는 요리의 데코레이션과 같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놓친 것은 팬들께 죄송하다”고 운을 떼며 “대안은 있다. FA에 치중하다 보면 정작 커야 될 선수들이 못 클 수 있다. 추재현, 김재유, 신용수 등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이들이 많이 뛰어야만 제2의 손아섭, 전준우가 될 수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전력을 더 강화해도 부족할 시기에 즉시전력 이탈에 대한 아쉬움이 누구보다 큰 성 단장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점은 타율 3할에, 롯데의 분위기를 이끌 수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냈기에 객관적 전력 약화는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대안은 유망주들의 성장이다. 앞서 언급한 유망주에게 성장의 기회를 더 주겠다는 전략이다. 롯데 입장에선 위험한 도전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란 말처럼 이들이 기대치만큼 성장해준다면 손아섭의 공백을 채움과 동시에 새로운 프랜차이즈 스타 탄생도 노려볼 수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기대만큼 성장’이란 가정하에서다.

사실 무작정 FA에만 기댈 수도 없는 노릇이다. FA로만 따진다면 한때 FA 시장의 ‘큰손’이었던 롯데는 2019년 시즌을 돌아보면 ‘우승’은 아니더라도 플레이오프 진출은 차고도 넘쳤다. 그러나 결과는 최하위였다. 외부 FA 영입이 한 시즌 성적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성 단장은 “무작정 FA만 하는 것이 최선책이 아니다. 어떻게 하더라도 욕을 먹기에 성장과 기회에 방향성을 잡고 나갈 것이다.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로 봐 달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또 한명의 내부 FA인 정훈은 잡았다. 5일 롯데는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마지막 FA 주인공 정훈과 3년 총 18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1억5000만원, 옵션 1억5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최악의 전력 누수는 피한 셈이다.

그나마 마운드를 강화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롯데는 현재 부산 사직구장 외야 펜스를 더 높이고, 홈플레이트를 백스톱 쪽으로 이동시키는 등의 변화를 주고 있다. 투수 중심의 구장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인데, 최근 보상선수로 NC의 문경찬을 선택한 것도 이를 감안한 밑그림으로 해석된다. 또한 리그에서 손꼽히는 마무리로 성장한 김원중과 2년 연속 20홀드 고지에 오른 구승민, 신인 최준용 등이 있다.

관건은 새 외국인투수 글렌 스파크먼과 찰리 반스의 적응 여부다. 다가올 스프링캠프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올 시즌 롯데 명암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성장과 기회로 변화를 준 롯데가 체질개선에 성공하며, 올 시즌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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