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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프리에이전트(FA) 광풍이 역대 최다인 981억원으로 마감했다.
2023년부터 각 구단 연봉 상위 40명의 평균값을 기준으로 샐러리캡을 도입할 예정이라 올시즌 후 FA는 소위 S급과 B급의 온도차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봉순위 하위권 팀의 반란도 기대되지만, 코로나 상황을 고려하면 이번 겨울 FA 참전에 나서지 않은 구단이 갑자기 지갑을 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FA 광풍이 휩쓸고 지나갔지만, KBO리그는 여전히 육성이 팀 경쟁력 강화의 중요한 화두다.
각 팀은 스프링캠프 준비에 돌입했다. 연봉 재계약 대상자와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팀도 있지만, 캠프는 이와 별개로 준비하기 마련이다. 구단별 40~50명 규모로 1군 스프링캠프를 꾸리는데 신입급 선수들도 선배들과 똑같은 훈련량을 소화한다. KIA는 고졸 신인 김도영을 일찌감치 함평-KIA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리는 1군 스프링캠프에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팀도 1차지명 혹은 2차 상위라운드 지명 선수 가운데 일부를 1군 캠프에 합류시켜 가능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될성부른 떡잎인지, 1군 코칭스태프가 직접 보고 평가해야 육성 플랜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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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신인뿐만이 아니다. 1, 2군을 오가던 젊은 선수들, 군복무를 마치고 홀가분하게 기량을 끌어 올리기 시작한 젊은피도 스프링캠프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중하위권 팀은 라인업에 빈공간이 많다. 손아섭(34)을 NC에 빼앗긴 롯데는 외야를 재편해야 하는 수준이고, 박병호(36)가 KT로 떠난 키움도 중심타선 보강이라는 중대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영입한 KIA도 2루수, 중견수, 우익수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의 주인을 찾아야 한다. 최하위 한화는 고정 포지션을 꼽는 게 더 어려울 정도다.
각 구단이 선수 육성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조급함과 태생적 한계 때문이다. 젊은 선수가 실전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고, 자신의 야구를 정립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여론이 악화되는 탓도 있겠지만, 성적으로 결과를 내야하는 1군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마냥 기회를 주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대놓고 리빌딩을 선언한 한화나 이번 겨울 행보로 팀 방향성을 명확히 드러낸 롯데 등은 십 수년간 실패를 통해 ‘어차피 욕 먹는거 대차게 키워보자’는 절박함으로 1군에서 2군 경기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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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그룹의 재정지원으로 운영하는 구단 현실은 어쨌든 외부잡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성적 하락은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에 대한 성토로 이어지고, 급기야 사장 단장 퇴진운동으로 이어진다. 그룹 입장에서 달갑지 않은 소식이니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그래도 검증된 선수를 쓰려는 심리가 발동한다. 눈앞의 1승이 백년대계보다 중요한 게 구단 경영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개구단은 모두 “육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올시즌은 진득하게 기다려줄 수 있을까. 이미 981억원이나 쏟아부은 현실을 고려하면, ‘글쎄’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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