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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주전 포수의 가치가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이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최재훈이 한화와 5년 최대 54억원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장성우가 KT와 4년 최대 42억원, 강민호도 삼성과 4년 최대 36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FA 포수 3명이 계약기간 4년 이상을 취득하며 잔류했다. 강민호는 이번 계약으로 만 40세까지 커리어가 보장됐다.
구단 입장에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주전 포수가 이탈하면 공수에서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디펜딩챔피언 시즌을 맞이하는 KT, 6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삼성은 올해도 정상을 바라본다. 주전 포수가 나가면 목표를 이루기 힘들다. 긴 호흡을 강조하며 리빌딩 중인 한화 또한 최재훈을 잡아야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1년 뒤에도 비슷한 시장이 열린다. NC 양의지, LG 유강남, 키움 박동원, 두산 박세혁이 FA를 앞두고 있다. 이들이 2022시즌 등록일수를 채우면 다음 FA 시장에는 주전포수 4명이 나온다. 2018년 겨울 NC와 4년 125억원 보장 계약을 맺었던 양의지는 강민호의 FA 계약 총액 191억원을 넘어설 수 있다. 포수 이적에 따른 리그 판도 변화가 이뤄질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번 FA 시장에서 드러난 것처럼 주전 포수가 이적할 확률은 높지 않다. 많은 이들이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한 후 롯데가 마주했던 고난길을 목격했다. 두 번째 포수가 뚜렷하게 성장곡선을 그리지 않는 한 구단들은 FA 시장에서 포수 잔류를 우선순위로 둔다.
그래서 주목할 팀이 삼성이다. 삼성은 강민호와 FA 계약에 앞서 포수 2명을 수혈했다. NC와 트레이드를 통해 국가대표 경력을 지닌 김태군, FA 박해민의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김재성을 영입했다.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 그리고 김민수까지 포수 왕국을 이뤘다. 신예 김도환의 상무 입대에도 포수진을 단단히 갖췄다.
양의지와 김태군을 두루 보유했던 NC, 늘 두둑하게 포수를 축적해온 두산처럼 삼성도 트레이드 시장에서 ‘갑’이 될 수 있다. 적절한 사례도 있다. 2020년 두산은 백업 포수였던 이흥련을 SK로 보내며 20대 파이어볼러 이승진을 얻었다. 당시 SK가 주전포수 이재원의 부상 이탈로 고전하면서 두산은 SK와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승진을 영입해 필승조 업그레이드에 성공한 두산이다. 다가오는 2022시즌, 포수가 부상 혹은 부진을 겪는 팀은 자연스럽게 삼성을 바라볼 것이다.
돋보이지 않아도 없으면 타격이 가장 큰 포지션이 포수다. 주전 포수에 따라 팀컬러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1년 뒤 FA 시장, 그리고 포수 왕국 삼성이 리그 판도를 바꾸는 중심축이 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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