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하락지역 증가<YONHAP NO-3371>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찬바람’이 전세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부동산 중개업소 모습.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자영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찬바람’이 전세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에서도 실거래 가격이 이전 거래 대비 하락한 단지들이 늘고 있다. 일각에선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에 이어 전셋값 역시 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신규 전세 계약으로 보이는 거래 중 종전 거래가격보다 신고금액이 하락한 사례가 늘고 있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전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88㎡는 지난해 10월 최고 14억원의 전세계약이 2건 있었지만 12월 들어서는 최고가 거래금액이 13억원으로 낮아졌다. 잠실 리센츠 전용 59.99㎡도 지난해 8월 최고 11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는데 9월 이후엔 10억원이 넘는 전세계약은 한 건도 없었다. 12월 최고가 거래는 8억1900만원으로 나타났다.

학군 수요가 많은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43㎡는 지난해 10월 최고 11억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반면 12월 들어서는 최고 10억원에 1건이 거래된 것 외에는 대부분의 8억∼9억원대에 신규 거래가 이뤄졌다. 양천구 목동 일대도 마찬가지다.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6㎡는 지난해 11월 하순 8억7000만원까지 거래가 이뤄졌지만 12월엔 신규 계약금액이 8억원으로 내려왔다. 신시가지 3단지 전용 64.98㎡도 지난해 11월 7억5000만원에서 지난달엔 최고 거래가가 7억2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부동산 업계는 이를 전세 계약 만기가 임박한 일부 집주인들이 당초 내놨던 금액보다 낮춰 전세 계약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등으로 재계약은 늘고 평수를 넓히거나 거주지를 옮기려는 이동 수요는 급감하면서 ‘급전세’ 계약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예년에 비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수급지수에서도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4.5로 5주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아 수요보다 공급이 많았다. 이는 2019년 9월 16일(92.2) 이후 약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역시 지난해 9월 0.17%에서 지난주는 0.02%까지 둔화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전세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며 안정을 찾아갈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일부 단지와 주택형에 따라서는 역대 최고가 전세 거래도 이뤄져 시장 안정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잠실 리센츠 전용 84.99㎡는 지난해 11월 30일 역대 최고가인 17억원에 계약됐고,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59.98㎡도 지난해 11월 20일 역대 가장 높은 16억원에 전세 거래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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