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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올해 KBO리그는 역대급 안방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한 번 안방을 차지하면 특별한 부상이 아니고서는 불혹까지 현역생활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 팀 주전 포수들의 자존심 경쟁이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포수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한화 최재훈(33)이 5년 54억원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했고 강민호(37, 삼성·4년 36억원) 장성우(32, KT·4년 42억원)에 허도환(38, LG·2년 4억원) 등이 둥지를 찾았다. 강민호와 허도환은 불혹까지 유니폼을 입을 근거가 마련됐고, 최재훈과 장성우는 4~5년 뒤 한 번 더 FA를 선언할 바탕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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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후에도 FA 시장에서 포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절대 포수’ 양의지(NC)가 FA 재자격을 취득하고, LG 유강남과 두산 박세혁도 FA 권리를 얻는다. 2년 새 주전 포수 여섯 명이 FA 자격을 얻는다는 뜻이다. 양의지와 유강남, 박세혁은 안정적인 수비와 타격 파괴력뿐만 아니라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영입 경쟁이 거셀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강민호와 양의지가 첫 번째 FA 때 팀을 옮긴 전례를 보면, 원소속 구단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강민호와 장성우가 모두 떠난 롯데가 젊은 포수들로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포수 보강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지영 박동원 등 베테랑 포수를 보유한 키움은 한때 배터리 코치 없이 시즌을 운영하기도 했다. 첨단 과학장비를 동원한 데이터 분석으로 안방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계산이었는데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다. 포수 출신 감독 전성시대를 구가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올해도 포수 출신 1군 사령탑은 두산 김태형 감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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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데 안방 세대교체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매우 더디다. 주전 포수가 갖춰야 할 덕목이 많기도 하고, 포수 능력이 경험에 비례하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아마추어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못해 육성 자체에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안방의 중요성은 강조하면서도 정작 체계적으로 길러내는 빈도는 현저히 낮다는 뜻이다.
양의지 강민호 등 십수년째 안방을 지키면서 천문학적인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등장하면서 틈새시장을 노리는 아마추어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힘들고 어려운데다 빛이 나지 않는 포지션이라 기피현상이 심했지만, 최근 ‘포스트 양의지’를 목표로 삼는 선수들이 늘기 시작했다. 아마추어 지도자 가운데 포수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사설 아카데미를 찾는 학생 선수들도 있다. 이래저래 험난한 포지션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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