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강동연 \'승리를 지켜야 해\'
NC 투수 강동연이 지난 10월 2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KT 위즈와 NC 다이노스 경기 5회 역투하고 있다. 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KBO리그의 각종 규정은 구단들의 머리에서 나온다.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와 이사회(대표이사 회의)를 통해 규정이 신설되거나 기존 규정이 보완된다. 퓨처스리그 프리에이전트(FA)도 그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폐지한 2차 드래프트 대안으로 퓨처스리그 FA 제도를 신설했다. 지난해 10월 1군 등록일수 60일 이하 시즌이 7시즌을 넘는 선수를 대상으로 퓨처스리그 FA 신청 자격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주체가 구단인 만큼 선수보다는 구단이 유리한 구조로 규정이 만들어진다. 퓨처스리그 FA도 그렇다. 퓨처스리그 FA는 계약시 전해 연봉의 100%를 초과할 수 없다. 이적해도 연봉 인상은 불가능하다. 더불어 퓨처스리그 FA를 영입하는 팀은 전소속팀에 이적료를 건네야 한다. 이적료는 해상 선수 전해 연봉 100%다. 즉 연봉 5000만원이었던 선수 A가 퓨처스리그 FA로 B팀으로 이적하면 A는 B팀으로부터 50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없다. B팀은 A 전소속팀에 이적료 5000만원을 전달해야 한다.

규정 발표 시점부터 실효성을 두고 물음표가 붙었고 물음표는 현실이 됐다. 지난해 11월 26일 퓨처스리그 FA 자격을 지닌 선수 14명 중 3명만 퓨처스리그 FA를 신청했다. KT 전유수, 두산 국해성, NC 강동연이 시장에 나왔는데 시장에는 차가운 바람만 분다.

역대급으로 뜨겁게 타오른 FA 시장과 정반대로 퓨처스 FA 영입 경쟁은 전무하다. 지난 14일 강동연이 지난해 연봉보다 200만원 적은 4200만원에 NC와 재계약했을 뿐 전유수와 국해성은 아직도 유니폼이 결정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까지 보름 정도 남았는데 퓨처스리그 FA의 타팀 이적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퓨처스리그 FA 보다는 방출자 시장이 뜨거웠다. 임창민, 김진성, 김지용 등 과거 필승조로 활약했던 선수는 물론 퓨처스리그 FA 대상이었으나 그 전에 방출 통보를 받은 이동원 또한 일찌감치 새로운 유니폼이 결정됐다. 이동원은 퓨처스리그 FA 공시 이전에 두산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으나 지난 12월 2일 롯데와 계약했다. 이동원처럼 퓨처스리그 FA 자격을 행사하지 않았던 김응민은 NC로 트레이드됐다.

전유수와 국해성의 가치가 마냥 낮다고 볼 수는 없다. 전유수는 지난해 11경기 10.2이닝 소화에 그쳤지만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스위치히터 국해성도 파워는 특급이다. 만일 두 선수가 방출자 신분으로 시장에 나왔다면 보다 이른 시점에서 유니폼이 결정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적시 연봉 100% 이적료 지급이 이들에게는 높은 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퓨처스리그 FA 제도 발표 시점에서 이미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KBO도 규정을 향후 보완할 것을 예고했다. 이적료 지급과 연봉 100% 제한, 그리고 FA 신청 1년 후 자유계약선수 공시 등을 보완해야 2군 베테랑 선수들의 이적을 통한 새출발도 보다 활성화될 수 있다.

더불어 이번 퓨처스리그 FA처럼 선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제도 신설은 늘 실효성에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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