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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상동=김민규기자]“올해 20홈런에 90타점이 목표다.”
생애 첫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이 늦어지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정훈. 이제는 홀가분한 심정으로 2022시즌을 향한 담금질에 분주하다. 올 시즌 목표를 구체적인 수치로 누구보다 당당하게 밝히는 그다.
FA계약을 잘 마친 덕분일까. 3일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김해 롯데상동야구장에서 만난 정훈의 얼굴에는 여유가 있었고, 자신감마저 묻어나왔다. 그는 “평소 하던 것과 느낌이 너무 똑같다. 내가 준비하는 입장에서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도 “다만 생각에 잠기지 않고 편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웃음)”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정훈은 지난해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142안타 14홈런 79타점 OPS 0.818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그런데 FA 선수 중 계약이 가장 늦어지면서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감내해야 했다. 그리고 지난달 5일에서야 그는 롯데와 3년 총액 18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11억5000만원, 옵션 1억5000만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지금의 여유를 찾게 된 것.
정훈의 말에서도 당시 얼마나 힘들었는지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솔직히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방출 경험 이후로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20살에 방출도 처음 겪는 일이었지만 FA도 처음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 있으니 그 또한 쉽지 않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집을 떠나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팬들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FA 계약 기간 팬들의 격려가 힘을 됐다는 얘기다. 그래서 올 시즌 고마운 마음을 꼭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정훈은 “FA 계약 과정에서 팬들에게 너무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받았다. 그동안 팬 서비스에서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이제는 정말 힘든 상황이라도 놓치지 않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제는 팬들과 가능하면 사진도 더 찍고, 사인도 한 장이라도 더 많이 할 것”이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FA 계약 후 팀 동료들은 어떤 얘기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격려는 전혀 없었다”고 밝히며 “고생했다, 잘했다 두 마디가 끝이었다. (이)대호형은 ‘이제 야구만 잘해라’고 하며 먼저 전화를 끊었다. (전)준우형은 잘했다보단 고생했다고 말했다”고 후일담을 소개했다.
끝으로 그는 올해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정훈은 “올 시즌 목표는 20홈런에 90타점이다. 그동안 개인성적의 비중을 8로 뒀는데, 이제는 팀과 개인 성적의 비중이 반반”이라며 “매번 말로만 가을 야구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 죄송스럽다. 최대한 이기려고 노력하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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