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유강남-LG원숭이띠 유망주[SS포토]
2016년 1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LG 투수 임찬규(오른쪽)와 포수 유강남. 글렌데일(애리조나)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이천=윤세호기자] 2012년 개막을 앞두고 LG는 만 20세 투수 임찬규과 포수 유강남을 개막 엔트리에 넣었다. 둘다 2년차에 불과한 신예였는데 그만큼 구단 내부적으로 기대치가 높았다. 임찬규는 입단 첫 해부터 필승조로 활약했고 유강남은 2군에서 주전 포수를 맡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10년 후 둘은 나란히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있다. 2022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르면 FA 자격을 얻는다. 10년 전에는 그저 멀게만 느껴졌던 FA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유강남은 8일 “이렇게 찬규와 함께 FA를 앞두고 있다니 참 신기하다. 안 그래도 며칠 전에 찬규와 당시 얘기를 했다. 2012년 개막 엔트리에 함께 들어가면서 등장 음악으로 무엇을 선택하는 게 멋있을지 고민했던 게 기억난다”며 “그래도 친구가 있어서 서로 의지하면서 지금까지 잘 버틴 것 같다. 어릴 때를 생각하면 감회가 새롭다”고 웃었다.

\'하체가 터질것 같아요!\' 유강남[포토]
LG 유강남이 지난 7일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되는 스프링캠프에서 조인성 코치의 지도아래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볼을 주고 받는 훈련에 힘든 표정이 역력하다. 이천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임찬규 또한 “나도 신기하다. 강남이와 꾸준히 호흡을 맞추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그런데 당장 FA가 와닿지는 않는다. 캠프 훈련도 특별히 무엇을 더하지는 않았다. FA에 앞서 일단 더 보여드리고 싶다.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라서 LG에서 내가 무언가를 해냈다는 것을 증명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둘다 군복무 기간 수술대에 올랐다. 유강남은 상무 복무 중 팔꿈치 수술을 했고 임찬규는 경찰 야구단에서 시즌을 치르다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에 임했다. 이후 유강남은 군복무 이전만큼 강한 송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임찬규 또한 수술 후 재활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못하며 구속이 뚝 떨어졌다.

하지만 무너지지는 않았다. 유강남은 군전역 후 타자로서 가치를 높였다. 임찬규는 체인지업과 커브를 연마해 기교파 투수가 됐다. 최근 유강남은 블로킹을 비롯한 수비력이 부쩍 향상됐고 임찬규는 기적처럼 잃어버린 구속을 되찾았다. 다음 겨울 FA 시장에서 유강남과 임찬규 모두 특급으로 분류될 확률이 높다. 유강남은 5년 연속 1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내구력이 증명된 포수, 임찬규는 시장에서 유독 귀한 선발투수다.

유강남은 강민호, 최재훈, 장성우 등 포수들이 대우받은 이번 FA 시장을 돌아보며 “포수들이 좋은 계약을 맺은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 포수의 가치가 많이 올라간 것을 느꼈고 동기부여도 된다”며 “그러면서 스윙 한 번하는 것도 두 번 세 번하게 된다. 이번 캠프에서 후회없이 준비해보겠다. 캠프 후에는 팀에 도움이 되는 시즌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NC 양의지, 키움 박동원, 두산 박세혁 등 다른 주전포수도 예비 FA인 것에 대해서는 “시장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것 아닌가. 다들 주전포수고 주전포수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긍정적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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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임찬규(가운데)가 2022 이천 스프링캠프 워밍업 시간에 동료들을 바라보고 있다. | LG 트윈스 제공

임찬규는 드문 선발투수 FA다. 에비 FA 중 임찬규를 제외한 선발투수는 키움 한현희가 유일하다. SSG 박종훈과 문승원도 FA를 앞두고 있었는데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임찬규는 “시장 상황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생각해도 어디까지나 가정이고 경우의 수 아닌가. 복잡하기만 할 것 같다”면서 “FA가 되면 협상 테이블에는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단장님과 마주할 수 없다. 에이전트가 들어가야 한다”고 미소지었다.

한편 LG는 임찬규와 유강남 외에도 채은성, 함덕주, 서건창이 이번 시즌 후 FA가 된다. 전력 유지를 위해서라도 다가오는 시즌 성적이 중요한 LG다. 성과를 내야 집토끼를 잡을 명분도 강해진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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