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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 한 장면.

[스포츠서울 | 황혜정 인턴기자] OTT 플랫폼 속 영화,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유튜브 채널 속 해당 드라마 ‘요약 영상’도 덩달아 인기다. 바쁜 현대인은 넷플릭스 시리즈 16부작 전부를 10시간 넘게 시청하는 대신 30분 줄거리 요약 영상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9일 기준 전세계 넷플릭스 주간 차트 2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는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의 55분 유튜브 요약 영상 조회수는 495만뷰다. 지난해 9월 공개돼 전세계적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도 마찬가지다. ‘오징어게임’ 3분 요약 영상은 9057만 회를 기록, 1억뷰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밖에도 30분 요약 영상이 9일 현재 485만뷰를, 69분 요약본은 473만뷰를 기록했다.

16부작 정주행 대신 요약 영상을 보는 이유는 바쁜 현대사회를 살며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화제가 된 드라마, 영화는 각종 예능프로그램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밈(모방적으로 습득되는 문화요소)’으로 차용된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화제가 된 드라마 캐릭터나 대사가 자막이나 출연진의 캐릭터, 그리고 예능 포맷 등에 응용된다. 지난해 9월 MBC 예능 ‘놀면 뭐하니’는 ‘오징어게임’이 히트를 치자 이를 소재로 럭비 국가대표팀과 오징어게임을 진행했다.

MZ세대 사이에서는 ‘틱톡’,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화제작이 밈 화(化)된다. ‘오징어게임’이 화제가 되자 틱톡에서 ‘SquidGame(오징어게임)’이라는 해시태그를 걸고 올라온 영상의 총 조회수는 237억회였다. 대중은 ‘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를 흉내 내며, 뽑기사탕과 달고나를 만드는 장면 등을 올리며 밈 문화를 즐겼다. 또한 할로윈 데이에서도 오징어게임 의상이 큰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 시국임에도 수많은 인파가 너도나도 오징어게임 출연진 복장을 입고 거리를 가득 메웠다.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또래문화, 대중문화, 그리고 일상 대화에서 배제된다. 대화에 끼지 못한 이들은 집에 돌아와 요약 영상을 찾는다. 그리고 다음에도 대화에 끼지 못할까 두려워 새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요약본을 확인한다. 이를 ‘FOMO(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증후군’이라 부른다. 긴 영상, 글을 어려워하고 ‘쇼트폼(short-form)’이라 불리는 짧은 동영상에 익숙한 MZ 세대의 특성 역시 요약본의 인기에 한몫했다. 요약 영상이 이러한 시대 흐름을 따라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지 귀추가 주목된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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