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이 지난 7일 경북 경산 삼성 라이온즈 볼파크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중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 3일 삼성과 5년 동안 연봉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 등 총액 120억원에 다년 계약을 했다. 경산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예상한대로 선수와 구단이 함께 웃는 계약구조다. 선수는 계약금이 없는 다년계약이지만 계약금 개념으로 1년차에 최고 연봉을 받는다. 구단 또한 샐러리캡 제도에 따른 유동성을 확보한다. 지난 겨울 뜨겁게 진행된 예비 프리에이전트(FA) 다년계약의 실체가 드러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1일 2022시즌 10구단 연봉 자료를 발표하며 홈페이지에 등록선수 2022시즌 연봉을 기재했다. 그러면서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과 다년계약을 맺은 SSG, FA 최대어를 예약했던 구자욱을 다년계약으로 일찌감치 잡아둔 삼성의 움직임이 어느정도 포착됐다. SSG와 삼성 모두 계약 체결 당시 구체적인 계약구조와 금액은 함구한 바 있다.

KBO 홈페이지에 따르면 구자욱의 올해 연봉은 25억원이다. 박종훈은 18억원, 문승원은 16억원, 한유섬은 24억원을 받는다. 구자욱은 6년 최대 120억원, 박종훈은 5년 최대 65억원, 문승원은 5년 최대 55억원, 한유섬은 5년 60억원에 소속팀과 다년계약을 맺은 바 있다.

계약규모만 보면 6년 최대 150억원 FA 계약을 맺은 KIA 나성범이 넘버원이다. 그런데 올해 연봉은 25억원을 받는 구자욱, 24억원을 받는 한유섬이 나성범보다 높다. 나성범의 올해 연봉은 20억원이다. KBO 발표 자료에 따르면 삼성은 선수단 연봉총액 98억8200만원으로 리그 2위다. 구자욱이 삼성과 연봉이 점점 하락하는 계약을 맺은 것을 고려하면 삼성의 선수단 연봉총액도 앞으로 낮아질 수 있다. 2023년부터 실행되는 샐러리캡 제도에 앞서 사치세 부담을 최소화하고 2, 3년 후에는 FA를 영입할 수 있는 여유분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KIA 외야수 나성범이 지난 2일 함평챌린저스필드에서 진행중인 스프링캠프 이틀째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함평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선수단 연봉총액 1위는 146억400만원의 SSG다. 한국의 뉴욕 양키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SSG는 연봉총액에서 압도적인 위치에 있다. 2위 삼성보다 50억원 가량을 더 지출하고 10위 한화의 47억720만원보다는 약 100억원을 더 쓴다. 투타 최고 연봉선수도 SSG가 보유하고 있다. 올해 투수 최고 연봉은 박종훈의 18억원, 타자 최고 연봉은 추신수의 27억원이다. 추신수 뒤에 24억원을 받는 한유섬이 자리하고 있는데 한유섬의 지난해 연봉은 1억8000만원이었다. 22억2000만원이 올라 올해 최다 연봉 인상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SSG 한유섬이 지난해 10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 경기 6회말 우월홈런을 날린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l.com

SSG는 현재와 미래를 두루 잡기 위한 계획을 짰다. 당장 지출규모를 키우면서 전력을 유지하고 3, 4년 후에는 연봉규모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일단 이듬해 샐러리캡 제도에 따른 사치세는 피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관건은 2년 연속 사치세 부담시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9단계 하락을 피할 수 있느나냐. 앞으로 2, 3년 동안 SSG의 비시즌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진다. 연봉 규모를 낮춰도 김광현 복귀, 혹은 외부 FA 영입 등이 있다면 2년 연속 사치세 부담을 피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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