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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결과가 방향을 결정한다. 지난 겨울 NC가 그랬다. 평생 NC 유니폼만 입을 것 같았던 나성범이 KIA로 떠났지만 주저앉지 않았다. 신속히 플랜B를 가동해 국가대표 출신 외야수 박건우와 손아섭을 영입했다. 역사는 짧지만 일찌감치 강호로 올라섰고 2020년 통합우승을 차지한 팀답게 여전히 정상을 응시하고 있다.
선수단 의지도 강하다. 2019년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2020년에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지만 아직 창원NC파크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지는 못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가 고척돔에서 열렸고 NC 또한 고척돔에서 집행검을 뽑았다. 당시 뽑은 집행검을 창원NC파크에 전시했는데 올해는 홈구장에서 2년 전 세리머니를 펼치기를 다짐하고 있다.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는 “창원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하면 정말 멋질 것이다. 지난 2년 동안은 시즌이 너무 길었는데 올해는 짧고 굵게 끝냈으면 좋겠다. 11월이 되기 전에 여기서 다시 한 번 집행검을 뽑고 싶다”며 우승을 강조했다.
우승을 향한 키포인트는 새 얼굴 박건우와 손아섭이다. 기량만 놓고 보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새 팀에서 맡은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일단 초안은 박건우가 중견수겸 클린업, 손아섭은 우익수겸 테이블세터다. 박건우는 두산, 손아섭은 롯데 시절과 같은 자리인데 팀이 지향하는 방향은 차이가 있다. 올시즌 NC는 예전처럼 장타를 앞세우기 보다 정확한 타격과 팀플레이로 점수를 뽑을 계획이다.
NC 이동욱 감독은 “마티니, 박건우, 손아섭 외야수 셋에 양의지, 박민우까지 3할을 칠 수 있는 타자가 5명이다. 나성범과 알테어가 빠지면서 홈런수는 줄어들 수 있지만 정확성은 더 높아진다고 본다. 특별히 도루 숫자를 정해두지는 않았는데 주루 플레이도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점수를 뽑는 야구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건우와 손아섭 모두 적극적으로 배트를 휘두르는 성향이다. 둘이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설정한 방향에 어떻게 맞춰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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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은 순조롭다. 이 감독은 “박건우의 경우 캠프 첫 날에는 좀 어색해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데 둘째 날부터 금방 적응하더라”고 미소지었다. 손아섭 또한 베테랑답게 노련히 시즌을 준비하면서 후배들도 챙긴다. 얼마 전 창원 집을 구해 야구인생 2막을 본격적으로 열었다.
이적생 둘이 상위타선에서 힘을 불어넣고 NC가 상위권에 자리하면 긍정적인 변화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다. NC는 올시즌이 끝나면 양의지, 박민우, 노진혁, 원종현, 심창민, 이재학, 권희동, 이명기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나성범의 이적처럼 FA 시장 결과는 예상하기 힘들다.
그래도 결과를 내면 NC는 늘 그랬던 것처럼 전력 보강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자팀 FA를 잡지 못해도 언제든 시선을 외부로 돌려 해답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겨울 FA 시장에 수준급 포수와 투수가 많은 것을 이미 머릿속에 넣어뒀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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