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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규기자]“5선발 될 수 있을지 파악하겠다.”
지난해 프로야구 롯데의 필승조로서 맹활약한 최준용(21)이 올 시즌 선발 투수로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고 있다. 최준용은 지난 1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범경기에서 5회 등판해 3이닝을 안타와 볼넷 없이 깔끔하게 막았다. 프로데뷔 후 가장 긴 이닝을 던진 가운데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보여주며 선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
롯데 사령탑 래리 서튼 감독은 최준용의 투구에 대해 “좋은 재능을 갖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스프링캠프 전에 5선발 경쟁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비시즌 동안 5선발 옵션을 누굴 세울 수 있을까 고민했다. 최준용과 대화를 나눴는데 언젠가는 선발이 되고 싶다고 하더라. 시간을 갖고 천천히 선발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길게 2주정도 시간을 두고 여러이닝을 던질 수 있는지 파악했다. 6~7주간 준비했는데 팔 상태도 좋다. 어제도 3이닝동안 좋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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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는 많은 의미가 있다. 필승조인 최준용을 테스트해 5선발 카드로 넣을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롯데 선발진은 외국인투수 2명과 토종 에이스 박세웅 등 3선발까진 확정된 분위기다. 4선발에는 현재 코칭스태프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좌완 김진욱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5선발에 확실한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이인복, 이승헌, 서준원 등이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최준용까지 합세하며 롯데 입장에선 선발옵션이 더 늘어난 셈이다.
서튼 감독은 “선발옵션을 많이 준비하는 게 좋다”고 힘줘 말하며 “앞으로 시범경기가 많이 남았는데 계속 활용할 계획이다. 우리의 5선발이 될 수 있는지 파악하겠다. 선발이 안 되더라도 셋업맨이 될 수 있다. 최준용은 정말 잘했다”고 칭찬했다.
다만, 최준용이 선발이 될 경우 ‘구승민-최준용-김원중’으로 이어지는 롯데 필승조에 균열이 생긴다. 물론 대안은 있다. 지난 시즌 팀의 6회를 받쳐주며 선발진과 후반부를 연결해준 김도규와 최건이 있다. 최건은 신본기와 박시영 트레이드 당시 롯데가 2022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지명권과 함께 선택한 강속구 유망주다. 150㎞가 넘는 강속구를 장착한 최건은 김도규와 함께 150㎞ ‘강속구 듀오’로 활약할 수 있다. 여기에 손아섭의 이적 보상선수로 선택한 문경찬도 롯데 불펜을 받쳐줄 재목이다. 서튼 감독은 “2~3명의 대안이 있기 때문에 최준용을 선발로 출전시킬 생각을 했다”면서 필승조 대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그동안 선발진에 대한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온 롯데다. 분명한 것은 지난해보단 올해 선발옵션이 더 풍부해졌다는 점이다. 아직은 시범경기를 통해 테스트와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최준용의 현 페이스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필승조로서 팀 승리를 지켜낸 최준용이 새 시즌 선발로 당당히 올라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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