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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기자] 지난 19일 끝난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1 6라운드는 서울의 집단 감염 사태와 맞물리며 정상 개최를 두고 비판 목소리가 컸다. 전날까지 서울 선수 11명과 수장인 안익수 감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음성 판정을 받은 다른 선수의 잠복기도 고려해야 할 뿐 아니라 제주 선수에게도 감염 위험이 있는 만큼 경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개막 전 이사회에서 시즌 중 코로나 확진자가 나오면 ‘팀당 경기 출전 가능 인원이 최소 17명(골키퍼 1명 포함) 이상으로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무증상 ▲자가격리 비대상 요건을 충족하면 연기 없이 진행한다’고 합의한 코로나19 대응 내부 매뉴얼을 내세웠다. 여러 팬은 오미크론 대유행 전에 이사회에서 합의한 내용인 만큼 비상시국을 고려한 매뉴얼 수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그럼에도 프로연맹은 입장을 번복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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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 특수성에 따른 리그 질서 확립을 위한 ‘원칙 준수’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혼란을 방지할 가장 효과적인 대응은 원칙 준수”라며 “전 세계적으로 (어느 변수에도) 출전 가능 최소 인원 기준으로 경기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건 보편적이다. 일단 연기하고 A매치 기간이나 ACL 휴식기를 활용하자는 주장은 임기응변에 불과하다. 하반기 유사 상황 발생 시 (예비일 부족으로) 적용이 불가능해 혼란이 가중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사전 합의한 코로나 매뉴얼을 뒤집고 포스트시즌 강행을 결정한 여자 프로배구가 비난받은 사례 등을 참고, 프로리그의 원칙 준수 중요성에 대한 내부 공감대를 형성했다.
서울 구단이 제주전을 앞두고 프로연맹에 마지막 순간까지 경기 연기 요청을 한 또 다른 이유는 팀 내 다수 부상자 때문이다. 11명의 확진자 외에 10명이 넘는 크고 작은 부상자가 있었다. 프로농구나 프로배구 등은 최소 엔트리 규정이 12명인데, 확진자와 부상자를 제외한 인원이다. 그러나 프로연맹의 ‘17인 최소 엔트리’ 규정엔 ‘부상자 제외’ 해석이 없다. 서울은 제주전을 강행하면 부상자를 엔트리에 집어넣어야 한다면서 프로연맹과 맞섰다. 이에 대해 프로연맹 측은 “축구에서 부상자가 많아서 엔트리가 부족하다고 경기를 연기하진 않는다”며 “크고 작은 부상으로 진단서를 끊을 선수는 얼마든지 많기에 각 팀 유불리에 따른 악용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월 EPL에서도 이와 관련해 유사한 논란이 발생했다. 아스널이 토트넘과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코로나 확진자는 1명뿐인데 다수 대표 차출과 출장 정지, 부상자를 내세워 경기 연기를 요청, EPL 사무국이 받아들였다. 상대 팀인 토트넘은 아직도 당시 아스널의 주장과 EPL의 결정을 비난하고 있다. 일부 구단에서는 ‘부상자 포함’ 17인 엔트리 논란이 불거지자 프로연맹 지정 병원을 통해 부상자의 객관성을 증명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로연맹 측은 “시간과 거리 문제, 진단 결과에 대한 견해 불일치 분쟁 등으로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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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상자 또는 잠복기를 지닌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는 리스크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프로연맹은 “최근 킥오프 4시간 전까지 신속항원검사 결과에 따라 (다수 양성이 나와 17명을 못 채우면) 경기 연기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전 구단에 알렸다”며 “15분 안팎으로 결과가 나오는 신속항원검사가 보편화했다. 유증상자나 잠복기를 지닌 선수가 경기에 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 1일 확진자가 40~60만 상황에도 일상생활과 직업 활동은 할 수밖에 없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강조, 감염 확대로 무조건 리그 파행 운영을 감수하지 않겠다는 게 프로연맹의 입장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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