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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와 10년 3억 250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한 코리 시거. | 사진=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KBO리그 2022 FA 시장을 두고 ‘광풍’이라 했다. 1000억원 가까운 돈이 풀렸다. 코로나19로 재정이 악화됐다고 했지만, 시장이 열리자 돈 잔치가 열렸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MLB) 역대 FA 시장 최고액 신기록을 썼다. 돈을 아끼기 위해 노조와 일전을 불사했던 구단들이지만, FA는 또 별개였다.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지난해 11월 열렸다. 12월2일(한국시간) 기존 노사협약(CBA) 만료 전까지 속전속결로 계약이 쏟아졌다. 계약 총액이 거의 10억 달러에 달했다. 새 CBA 협상이 결렬되면서 직장폐쇄에 들어갔고, 당연히 계약도 멈췄다.

새 CBA를 두고 메이저리그와 선수노조의 강대강 대치가 계속됐으나 마라톤 협상 끝에 지난 11일 타결됐다. FA 시장 재개장. 기다렸다는듯 대형 계약이 쏟아졌다. 10여일 사이에 수많은 선수들이 새 팀을 찾았다.

22일 미국 ESPN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FA 계약 총액이 32억6500만달러에 달한다. 한화로 약 3조9700억원. 거의 4조원이 최근 몇 달 사이에 풀린 것이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기록은 2016년 24억달러다. 이와 비교해 36%나 많은 금액이다.

최고액 계약자는 코리 시거(텍사스)다. 10년 3억2500만달러에 도장을 찍었다. 이외에 마커스 세미언(텍사스·7년 1억7500만달러), 크리스 브라이언트(콜로라도·7년 1억8200만달러),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6년 1억6200만달러), 하비에르 바에즈(디트로이트·6년 1억4000만 달러), 트레버 스토리(보스턴·6년 1억4000만달러) , 맥스 슈어저(뉴욕 메츠·3년 1억3000만달러), 로비 레이(시애틀·5년 1억1500만달러), 케빈 가우스먼(토론토·1억1000만달러), 카를로스 코레아(미네소타·3년 1억530만달러), 닉 카스테야노스(필라델피아·5년 1억달러) 등이 1억달러 이상 계약을 따냈다.

이외에 수천만달러 계약들까지 포함하면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돈 잔치가 펼쳐진 셈이다. 비FA 연장계약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진다. 더 놀라운 점은 이번 비시즌 구단들이 보였던 태도다. 노조와 치열하게 붙었다. 핵심은 결국 돈이었다. 사치세 기준선, 최저연봉, 연봉조정 비자격 선수 대상 보너스 풀 등이 핵심 의제였다. 직전 CBA에서 손해를 봤다고 판단한 선수노조가 강경하게 나왔고, 구단주들도 물러나지 않았다.

사실 메이저리그와 각 구단들은 전에 없던 ‘호황’을 맛보고 있었다. 리그 전체 수익이 크게 올랐다. 거의 매년 ‘역대 최고’라는 소식이 나왔다. 구단들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중계권료 등으로 인해 지갑이 두둑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이 있기는 했으나 이전에 벌어둔 돈은 충분했다. 그럼에도 돈 앞에 인색했다.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FA에는 또 시원하게 썼다. 특정 팀 편중도 아니고, 여러 구단들이 지갑을 열었다. 전력보강을 위한 투자이기에 쓰는 면도 있겠으나 돈을 아끼기 위해 직장폐쇄까지 불사했던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그것과 이것은 다르다”고 하면 할말은 없다. 그러나 의아한 것 또한 사실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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