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유연석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스포츠서울 | 황혜정 인턴기자]

“앞으로 계속 해외 스태프,배우들과 함께할 기회가 있으면 더 많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배니싱: 미제사건’이 시작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배우 유연석이 30일 개봉한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으로 돌아왔다. 영화는 어느 날 심하게 훼손되어 신원을 알 수 없는 변사체가 발견되고 사건을 맡은 형사 ‘진호’(유연석 분)가 사체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해 국제 법의학자 ‘알리스’(올가 쿠릴렌코 분)를 찾아 자문을 구하면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프랑스 드니 데르크루 감독과 프랑스 스태프들, 그리고 프랑스 배우 올가 쿠릴렌코와 함께 작업했다.

이번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로 “올가 쿠릴렌코 배우랑 드니 데르쿠르 감독님이 한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감독님이 미팅을 위해 한국에 들어오셨을 때 처음 만나뵀다. 코로나19로 해외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해외 팀과 글로벌 프로젝트를 한다는 게 많이 끌렸다”고 말했다.

외국인 감독만의 차별점이 있었냐는 질문에 유연석은 “한국 감독님과의 차이일지 모르겠지만, 데르크루 감독님은 모니터석에 따로 계시지 않고 항상 작은 모니터를 가지고 다니면서 현장을 계속 뛰어다니면서 디렉션(지시)을 주셨다. 카메라 바로 옆에서 디렉션을 주실 때도 있었다. 굉장히 에너제틱(활발)하셨다”고 답했다.

07. 유연석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로서 한발짝 더 성장했다고 했다. “일찌감치 해외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은 많았으나 기회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글로벌 프로젝트를 하게 되니까 그 기회의 장이 점점 더 커져가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올가 쿠릴렌코 배우가 스태프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런 면모가 글로벌한 배우가 갖고 있는 특징이구나 하면서 많이 배웠다.”

이어 “제일 새로웠던 게 한국에서 평범했던 문화, 평범한 공간(한강), 평범한 음식들(떡볶이) 등 이런 게 기존 한국 영화에서는 눈에 잘 안 보였던 것 같은데 영화 내에서 올가 쿠릴렌코가 시장에서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하는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 또 감독님께서 한강(동작대교)에서 촬영할 때 한강의 야경이 너무나 아름답고 환상적이라고 말씀하시더라. 한국을 조금 다른 시각으로 보고 계시는 감독님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걸 알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연석은 기존 한국영화에서 많이 보이던 형사의 클리셰에서 탈피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내가며 노력했다. 그는 “프랑스어로 계속 조금씩 인사말이라도 해서 알리스와 공감대를 형성해나가려 했던 점들이 아이디어를 낸 부분이다. 내가 장면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런 말이 나왔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래서 감독님께서 제안해 주시는 프랑스 대사가 하나둘씩 생겨났다. 프랑스어 발음은 현장 프랑스 스태프들한테서 배웠다”고 전했다.

해외 제작진과 작업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해외의 지대한 관심도 느낄 수 있었다고. 그는 “감독님께서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칸 영화제 같은 곳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다고 하셨다. 감독님의 따님들도 K팝 그룹들의 굉장한 팬이더라. 감독님 따님이 너무 좋아하는 한 그룹의 CD를 내가 받아가지고 직접 선물도 드렸다. 따님이 받아보고 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K팝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한국에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관심이 많다고 하더라. 실제로 해외 분들을 만나고 나니까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15. 유연석 (사진제공=㈜제이앤씨미디어그룹)

어느덧 데뷔 20년 차 배우가 됐다. 유연석은 “데뷔작 ‘올드보이’ 생각이 많이 난다. 큰 사랑을 안겨준 신원호 감독님 작품들(‘응답하라1994’,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생각난다. 그리고 처음 뮤지컬·연극 무대에 섰던 순간들도 생각이 난다. 돌이켜 보면 진짜 열심히 살았다. 지금 ‘만약에 여기까지 했던 작품들을 끝으로 작품을 못하게 된다고 했을 때 여한이 없냐’ 하면 아쉬울 것 같다. 10년 뒤에 다시 이 질문을 해주셨을 때 ‘이제는 여한이 없다’ 할 정도로 좋은 작품을 더 해나가고픈 욕심이 있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유연석은 “오랜만의 극장 개봉 영화다. 기분이 좋다. 그 시기에 맞춰서 거리두기도 완화되니까 설레기도 하고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시길 기대한다. 또 감독님 등 해외 연출자들이 만들어낸 화면을 보시면서 유연석이라는 배우가 ‘다양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배우’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기분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은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상영시간 88분, 15세 관람가.

et16@sportsseoul.com

사진|(주)제이엔씨미디어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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