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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광주=장강훈기자] KIA가 시즌 초반부터 롤러코스터 행보를 하고 있다. 연패와 연승을 반복하며 승패마진 -2로 개막 첫 주를 보냈다. 야수진, 특히 내야수들의 릴레이 실책(8경기 13개) 탓에 경기 흐름을 넘겨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KIA 김종국 감독은 실책이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고정 라인업을 가동하고 있다. 타순은 상대 투수 등에 따라 조정하지만, 황대인 김선빈 김도영 박찬호로 구성한 내야진으로 시즌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여러차례 피력했다. 이 가운에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단연 김도영(19)이다. 고교 때까지 유격수로만 활약한 탓에 3루 수비가 어색한데도 3루수로 뚝심있게 기용하고 있다. 김 감독의 생각은 “이겨내야 한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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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김)도영이는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한 신인이다. 시행착오를 다른 선수들보다 크게 겪을 수밖에 없다. 주위의 관심이 쏠리니 심리적으로도 부담을 느낄텐데, 이겨내야 한다. 이런 과정을 딛고 일어서서 그냥 스타가 아닌 슈퍼스타가 돼야 할 재목”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좌익수로 나서고 있는 김석환(24)에게도 같은 얘기를 했다. 어쨌든 팀을 짊어지고 가야 할 기대주들이니, 지금이 아니면 성장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는 절실함으로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KIA의 실책을 보면 이 두 명으로 파생하는 경우가 있다. 유격수 박찬호는 3루수 움직임을 항상 체크해야 한다. 경험이 없는 후배가 3루에 있으니, 위치선정부터 사인교환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알려줘야 한다. 김석환이 좌익수로 나서면, 특히 컷오프 플레이 때 활동 범위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 최형우가 좌익수로 출전한 지난 9일 문학 SSG전에서는 홈에서 보살을 해냈지만, 김석환이 나선 10일 경기에서는 홈 승부 자체를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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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환의 송구능력이 최형우보다 나빠서가 아니다. 포구 후 다음 동작으로 전환하는 시간이 길다. 최형우는 포수 출신이라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동작이 매우 짧다. 장거리 송구는 못하지만 30~40m 짧은 송구는 빠르고 정확한 편이다. 최형우의 특징을 알고 있는 박찬호로서는 포구 위치에 따라 컷오프 플레이 시간을 줄이는 데 최적화된 딜리버리 위치를 알고 플레이할 수 있다. 최형우도 포구 후 무리해서 홈 송구를 하려하지 않는다. 그러나 김석환은 비교적 강한 어깨를 갖고 있어 60~70m 정도는 직접 송구하려는 습성을 갖고 있다. 송구를 받으러 가는 유격수의 위치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런 작은 차이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고나면, 힘이 빠진다. 특히 젊은 선수는 아쉬운 마음이 공격에서의 조급함으로 이어진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숫자로 기록되는 실책 수보다 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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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의 ‘긴 호흡’은 그래서 눈길을 끈다. 서로의 특성을 파악하고 다급한 순간일수록 톱니바퀴처럼 맞물릴 조직력을 갖추려면, 실전을 통해 ‘몸의 대화’로 이해하는 수밖에 없다. 그 시간을 참고 견디는 것이 감독 입장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초보 사령탑이라면, 감독이 먼저 조바심을 느낄 수도 있다. 초반 투타 엇박자로 신음하고 있는 KIA가 이대로 주저앉을 것 같지 않은 이유도 김 감독의 ‘인내’에 있다. KIA는 아직 정상전력을 갖추는 중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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