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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세계 영화인의 축제’ 제75회 칸 국제 영화제(Fesival De Cannes)에 한국 감독의 영화가 ‘기생충’ 이후 3년만에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칸 영화제 측이 지난 14일, 개최 한 달을 앞두고 후보작을 발표한 가운데 한국 영화 3편이 이름을 올려 주목받고 있다.

경쟁부문에 한·일 양국의 거장 박찬욱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18개 작품 안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만 4명이 포함됐고, 박찬욱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브로커’로 칸을 밟는다. 두 감독 모두 칸 영화제 수상 경력이 있는 만큼 이번 신작의 수상 가능성에도 기대가 쏠리고 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번째 한국 영화 연출작이자 여덟 번째 칸 국제영화제 진출작이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박 감독은 2004년 칸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올드보이’를 비롯해, 심사위원상을 받은 ‘박쥐’, 경쟁 부문 초청을 받은 ‘아가씨’에 이어 ‘헤어질 결심’으로 네 번째 경쟁부문 진출 기록을 쓰게 됐다. 홍상수 감독과 함께 한국 감독의 칸 경쟁부문 최다 초청 타이 기록이다.

한국 영화 3편이 칸 영화제에 초청된 만큼 한국의 톱 배우들도 잇달아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브로커’에 출연한 송강호는 ‘괴물’을 시작으로 올해 ‘브로커’까지 도합 일곱 번째 칸 초청의 영광을 안았다. 가장 중요한 부문인 ‘경쟁 부문’에서만 4회 초청으로 한국 배우 최다 기록이다. 특히 송강호가 출연한 ‘밀양’, ‘박쥐’, ‘기생충’ 등 경쟁부문에 초청된 모든 작품이 수상에 성공한 만큼 ‘브로커’도 수상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배우 강동원은 2020년 ‘반도’ 이후 두 번째로, 배두나는 ‘괴물’을 시작으로 네 번째로 칸을 찾는다. 가수 아이유(이지은)는 이번 작품으로 생애 첫 칸 레드카펫에 선다

. 그는 “‘브로커’를 촬영한 작년 봄 내내 많이 배울 수 있어 감사했는데 올 봄이 작년만큼 신비할 것 같아 설레고 기대된다”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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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부문 이외에 심야 상영 부문으로 배우 이정재가 자신의 첫 연출작 ‘헌트’로 감독으로서 칸을 밟는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이자 주연작이기도 한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와 ‘김정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 작품에 주연 배우로 참여한 배우 정우성도 함께 칸에 가게 됐다. 미국 버라이어티 등 주요 외신들은 “‘오징어 게임’의 스타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 ‘헌트’가 칸영화제 심야 상영 부문에서 상영된다”며 집중 조명했다. 한편, 칸 영화제에 진출한 한국의 첫 영화는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다. 이 작품은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상영됐으나 무관에 그쳤다. 본선인 경쟁 부문에 처음 올라간 한국 영화는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다. 2년 뒤, 2002년 임권택 감독은 영화 ‘취화선’으로 또 다시 경쟁부문에 진출, 감독상을 탔다.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전도연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창동 감독이 2010년 영화 ‘시’로 각본상을 수상했고, 마침내 2019년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영화 ‘기생충’을 필두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세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K(케이)-콘텐츠’를 향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한국 영화가 또 한번의 낭보를 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제75회 칸 영화제는 오는 5월 14일부터 28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개최된다. 칸 영화제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지난 2020년에는 행사를 취소했고, 2021에는 그간 영화제가 열려왔던 5월이 아닌 7월로 날짜를 변경했다. 그러나 올해는 3년만에 정상 개최한다. 개막작은 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Z’이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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