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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매디슨 범가너(32), 저스틴 벌랜더(39), 잭 그레인키(38), 맥스 셔저(37), 클레이튼 커쇼(34), 애덤 웨인라이트(40). 한 때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했던 베테랑. 이 중에 그레인키를 제외하고 모두 월드시리즈(WS) 정상을 밟았다. 6명의 평균 나이가 36.6세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이들 나이를 잊은 베테랑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아직 승리가 없고 나이가 가장 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범가너의 평균자책점은 1.00. 휴스턴 애스트로스 벌랜더(1승1패 1.89), 캔자스시티 로열스 잭 그레인키(1패 2.25), 뉴욕 메츠 셔저(3승2.50), LA 다저스 커쇼(3승 2.65),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웨인라이트(2승2패 3.86) 등도 모두 3점대 이하다. 개막 후 부상없이 선발로테이션을 지켰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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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위력적인 피칭을 유지하는 베테랑은 오프시즌 MLB 최다 몸값을 받은 셔저다. 3년 1억30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셔저는 18이닝 동안 삼진 23개를 빼앗으며 제이콥 디그롬이 부상으로 빠진 팀을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선두로 이끈 주역이다. 포심패스트볼은 153㎞(95마일)를 유지하면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이닝보다 많은 삼진을 빼앗고 있다. 18이닝 동안 9안타(1홈런)만 허용했다.
시즌 첫 등판에서 7이닝 퍼펙트게임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커쇼는 3경기 등판에서 셔저처럼 모두 승리를 거뒀다. 볼의 위력은 셔저에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타자를 상대하는 노하우는 최고수다. 17이닝을 투구하면서 안타 10 삼진 23개다. 셔저는 7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커쇼는 단 1개도 없다. 삼진 볼넷 비율이 23:0이다. 주무기 슬라이더를 완급조절하고 로케이션을 움직이면서 9이닝 기준 12.2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WHIP도 0.59로 단연 선두다.
구위가 저하된 커쇼는 셔저와 달리 1년 연봉 17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셔저의 연봉과는 턱없는 차이를 나타낸다. 시즌 초 마운드에서의 승수와 위기관리는 막상막하다. 둘은 사이영상도 3차례씩 수상했다. 전문가들은 시즌 전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이 예년에 비해 미흡하다는 평가를 하지만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게 터줏대감 커쇼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20개월 만에 마운드에 복귀한 벌랜더도 위력을 잃지 않았다. 19이닝을 던져 10안타 4볼넷 20삼진이다. WHIP 0.74다. 휴스턴이 초반에 부진하게 출발하는 게 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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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베테랑 가운데 삼진이 가장 적은 투수는 그레인키다. 16이닝 투구에 고작 2개다. 파워피칭과는 완전 거리가 멀다. 타자를 어떻게 상대하는지를 너무 잘아는 투수다. 그레인키는 MLB에서 가장 스마트한 두뇌의 투수로 평가받는다.
6인 가운데 통산 200승 이상을 작성한 투수는 벌랜더(227승)과 그레인키(219승) 2명이다. 은퇴 후 명예의 전당행이 유력한 투수는 벌랜더, 셔저, 커셔, 그레인키 등이다. 최고령의 웨인라이트는 명전 마지노선 200승을 향해 줄달음치고 있다. 현재 186승107패 평균자책점 3.36을 마크하고 있다. 웨인라이트는 올스타출전 3회가 전부여서 상대적으로 명전 투표에서 불리하다.
스포츠가 젊은 선수들의 전유물이기는 하지만 나이를 잊은 베테랑들의 활약에 팬들은 큰 박수를 보낸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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