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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정다워기자] 일단 분위기는 바꿨다.
김남일 감독이 이끄는 성남FC는 27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충남 아산과의 2022 하나원큐 FA컵 3라운드(22강)에서 1-0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다. 다음 라운드 진출보다 의미 있는 것은 홈에서 분위기를 전환했다는 사실이다. 성남은 K리그1에서 2연패를 당한 채 4월 휴식기에 돌입했다. 휴식기 전 김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구단의 만류로 잔류했다. 어색한 공기 속 4월 휴식기를 시작한 성남은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부족한 점을 보충하는 데 집중했다. 김 감독은 “서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기본에 충실하자고 했는데 오늘 경기에서 그런 게 나오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FA컵에서는 유독 K리그1 팀들이 2부리그 팀들에게 고전했다. 성남도 다르지 않았다. 경기는 주도했고 기회도 자주 만들었지만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다행히 후반 44분 박수일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성남은 정규시간 내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내용과 함께 결과를 잡은 경기였다.
경기 후 성남 선수들은 올시즌 처음으로 홈에서 팬과 함께 위닝샷을 찍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정경호 수석코치, 그리고 선수들은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팬을 마주했다. 홈에서의 첫 승리에 성남 팬도 김 감독의 이름을 연호하며 독려했다. 경기를 앞두고 성남 팬은 커피차를 구단 클럽하우스로 보냈다. 롤링페이퍼와 함께 마음 고생이 심했을 선수들을 응원했다. 김 감독은 “팬 분들께서 커피를 사주셔서 이긴 것 같다”라며 팬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한때 팬과 갈등 양상에 접어드는 것 같았지만 지금은 하나가 된 모습으로 훗날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FA컵이 성남에게 보약이 된 셈이다.
갈 길은 멀지만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공격의 핵심 뮬리치가 라마단 종료와 함께 컨디션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슬람 신자인 뮬리치는 4월 한 달 동안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했다. 운동선수에게는 치명적인 생활 패턴이었다. 김 감독 입장에선 애가 타는 상황이었는데 이달 말이면 라마단이 끝나는 만큼 뮬리치는 5월5일 제주 유나이티드전부터 정상적인 몸 상태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특히 올해 같은 경우 쉬운 팀은 없다. 그래서 우리가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 전략을 더 잘 짜서 경기에 임해야 할 것 같다. 5월의 경우 경기 수가 많아 체력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오늘도 준비했던 것들을 선수들이 잘 해줬다. 그런 결과를 토대로 자신감을 찾아야 할 것 같다”라며 K리그1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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