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두산 선발 최승용의 역투
두산 최승용이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2. 5. 5.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고척 = 이환범기자] ‘내가 짱이다. 저 선수는 꼭 이긴다!’

신예같지 않은 배짱으로 무장한 두산 2년차 좌완 최승용(21)이 자신의 생일인 5월 11일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최승용은 경기후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이 ‘너 생일인데 선물로 선발승을 따내라’고 덕담을 건넸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고 첫 선발승 소감을 밝혔다.

최승용은 11일 고척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선발 3경기만에 첫 승을 따냈고, 6이닝 퀄리티 피칭, 투구수 88개 모두 처음하는 경험이었다.

이제 선발 3경기에 불과한, 신인왕 자격을 갖춘 신예지만 경기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의외로 대담하고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최승용은 “실제로는 긴장하는데 여유있는 것처럼 보이려 한다”며 “신인답게 패기있게 하자고 다짐하며 공격적으로 들어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3회 자신의 1루 송구 실책으로 실책위기에 자초하기도 했고, 5회엔 만루상황에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야수진의 도움과 당찬 맞장승부로 당당히 위기를 헤쳐나왔다.

최승용은 “최대한 타자에 집중했다. 위기 순간엔 포수 박세혁 선배가 하자는 대로 무조건 믿고 따랐다”며 “ 혼잣말로 ‘내가 짱이다! 저 타자 이긴다’고 되뇌며 자신감을 갖고 피칭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138, 140킬로 공도 자신있게 던지면 통한다고 생각한다”고 신인답지 않은 배짱을 피력했다.

최승용은 야구를 늦게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때 리틀야구로 입문해 소래고를 졸업했다.지난해 입단해 2년차지만 신인왕 자격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야구를 늦게 시작했지만 그래서 팔을 많이 안 썼기 때문에 부상 위험도 적었다”며 신인왕에 대해선 “자격 조건이 되는 것은 알고 있는데 바라진 않고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승용은 벌써 팬들로부터 커피차 배달을 받았을 정도로 잠실 아이돌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승용은 “팬 사랑에 깜짝 놀랐다”며 “팬서비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최승용은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어깨 근육 미세손상으로 이탈하면서 임시로 선발진에 합류했다. 하지만 지금의 추세를 그대로 이어간다면 명맥이 끊긴 두산의 토종 좌완 선발 계보를 이어나갈 선두주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선발투수로서 계속 잘 던졌으면 좋겠다”며 “두산 좌완 선발 계보를 잇는 투수가 된다면 영광이다”라며 목표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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