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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이환범기자] ‘타순 조정 효과 연패는 끊었는데...’
한화가 천신만고 끝에 9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외국인타자 마이크 터크먼과 정은원의 타순을 맞바꾼 게 효과를 봤다. 하지만 현재 타순이 한화의 미래를 담보해낼 해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15일 대전 롯데전에 테이블세터로 터크먼과 포수 최재훈을 내세우고, 그동안 톱타자를 맡았던 정은원을 3번타순에 배치했다. 일단 결과는 성공이었다. 터크먼이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2번 출루해 2득점을 올렸고, 최재훈은 2안타 1사사구로 3출루 2득점을 기록했다. 정은원은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완벽한 해결사 역할을 했다.
리빌딩 중인 한화의 상황을 생각하면 외국인타자와 포수가 테이블세터를 맡는 게 이상적인 그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중심타선이 강한 팀은 외국인을 톱타자 또는 하위타순에도 놓으며 선수 기용 선택지가 넓어질 수있지만 한화는 그렇지 않다. 어차피 얇은 선수층에서 엇비슷하면 가능성 있는 유망주에게 기회를 먼저 부여하는 게 맞다. 그런데 시즌 전 구상이 틀어지다보니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지책이다.
터크먼은 타율 0.297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득점권타율이 0.097에 불구하다. 준수한 타율에도 불구하고 타점이 6개에 그친 이유다. 출루율은 0.358이다. 결국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줄곧 3번타순에 기용하던 터크먼을 톱타자 자리에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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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훈은 줄곧 2번타자를 맡고 있다. 최재훈은 출루율 0.375로 한화 타선에서 4번타자 노시환(0.420) 다음으로 높다. 타율이 0.226으로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볼넷 21개를 기록하는 등 선구안으로 출루율은 수준급이다. 수베로 감독은 최재훈의 높은 출루율을 활용하기 위해 2번타순에 배치했다고 한다.
그런데 포수 수비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고개가 갸웃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포수는 가장 수비 부담이 큰 자리라 공격 부담은 줄여주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테이블세터로 기용하게 되면 타석수도 상대적으로 많고 출루와 주루에 신경쓰다보면 피로도는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한화는 팀평균자책점도 최하위팀으로 어린 투수들의 능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포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화의 시즌 전 구상은 정은원을 붙박이 리드오프로 두고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잡은 노시환과 외국인 타자 터크먼이 해결사 역할을 하는 것. 그런데 지난해 출루율 0.407를 기록했던 정은원은 올시즌엔 타율 0.226에 0.305로 톱타자 자리에 부담을 느끼는듯 하고, 터크먼은 득점권 찬스만 오면 고개를 숙였다.
한화는 기본적으로 선수층이 얇다. 최근 10년이상 2017년을 제외하고는 최하위권에 머물렀음에도 의외로 대어급 유망주 영입이 많지 않았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많고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포지션 플레이어들이 존재해야 리빌딩도 수월한데 한화는 그렇지가 못하다.
한화는 16일 현재 팀타율 9위(0.232)팀평균자책점 10위(5.02)로 최약체 전력을 보이며 NC와 함께 최하위에 처져 있다. 지난해 똑같이 38경기를 치렀을 때 15승23패였는데 1년이 지난 지금은 12승26패로 더 나빠졌다. 한화의 리빌딩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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