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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조은별기자]“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슬퍼서 울었다. 막상 촬영이 닥쳤을 때는 덜컥 두려워져 감독님께 울면서 못하겠다고 했다.”
‘눈물의 여왕’ 서현진이 다시금 관객의 울음보를 터뜨릴 채비를 마쳤다. 그는 다음 달 1일 개봉하는 영화 ‘카시오페아’에서 알츠하이머에 걸린 30대 변호사 수진으로 분해 아버지의 간병 아래 서서히 자신을 잃어가는 인물을 연기한다.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 뒤 만난 서현진은 대본에 공감하면서도 알츠하이머 연기의 어려움 때문에 두려움에 떨었다고 고백했다.
“처음에는 연기하기 어렵겠다는 생각보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였다. 대본 리딩을 해보니 무서워서 못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는 즐거운 여행을 떠나듯 믿고 따라와 달라고 했다.”
영화를 촬영하던 시기, 팬데믹으로 알츠하이머 환우들을 직접 만나지 못했지만 알츠하이머를 앓은 지인과 알츠하이머 환우들의 영상을 통한 간접경험을 연기에 녹였다. 서현진이 연기한 수진이 변호사이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를 앓은 해외 변호사의 영상을 참고하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신연식 감독은 “서현진 씨가 매 번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지만 매 번 촬영에 들어가면 너무 잘해서 힘들다는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며 “어려운 연기를 소화할 때도 긴장을 놓지않고 해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서현진의 연기와 더불어 아버지 인우 역을 맡은 안성기의 부성애는 ‘카시오페아’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안성기는 30대 성인인 딸의 간병을 홀로 도맡는 아버지로 분해 관객의 눈물샘을 터뜨린다. 젊은 시절에는 해외 파견 근무로 딸의 성장을 보지 못했던 인우는 홀로 잘 자라 변호사가 된 자랑스러운 딸이 다시 아이가 되는 모습을 묵묵히 감내해 나간다.
신연식 감독과 안성기의 인연은 지난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화 ‘페어러브’를 연출한 신감독은 “안성기 배우의 필모그래피에 의외로 부성이 강조된 역할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 작품은 특히 젊은 시절 딸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지 못한 아버지의 ‘리버스 육아’에 방점을 찍었다”고 설명했다.
서현진은 안성기와 연기호흡에 대해 “안성기 선배와 연기인지, 실제 인우와 연기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 신기하면서 영광이다”고 말했다.
영화가 부녀관계를 조명하지만 서현진은 단순히 ‘아빠와 딸’ 이야기가 아닌 ‘가족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수진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고 촬영할 때는 ‘아빠와 딸’ 이야기라고 여겼지만 시사회에서 영상을 접하니 가족의 이야기였다. 부모자식 관계는 가장 가까우면서 많이 싸우는 ‘애증의 관계’ 아닌가. 그걸 3대에 걸쳐 보여준다. 우리 영화가 관객들에게 슬픔보다 따뜻한 영화로 비쳐지길 바란다.”
mulgae@sportsseoul.com
사진|강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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