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KBO리그에서는 올해 60대 이상 감독을 찾을 수 없다. KT 위즈의 이강철 감독이 55세로 최고령이다. 김응용, 김성근, 김인식 등 3김 감독 시대 이후 60대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게다가 프런트의 역할이 커지면서 구단은 나이든 감독보다 말 잘듣는 젊은 지도자를 선호하는 트렌드로 바뀌었다. 앞으로도 이 추세는 강화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는 30개팀으로 구성돼 나이의 트렌드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양한 편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좋은 프로풋볼(미식축구) NFL은 오히려 나이 트렌드가 강화됐다. 40대, 30대로 낮아지고 있다. NFL의 감독 역할은 워낙 강도가 높다. 체력이 곧 집중력으로 이어져 계속 젊어지고 있다. 올해 슈퍼볼 우승으로 이끈 LA 램스 션 맥베이 감독은 이제 36세다. 2017년 31세에 감독이 돼 벌써 정상을 밟았다.
MLB의 현재 최고령 감독은 시카고 회이트삭스 토니 라루사로 77세다. 두 번째 연장자가 휴스턴 애스트로스 더스티 베이커 감독으로 72세. 60대 감독도 LA 에인절스 조 매든을 비롯해 7명이다 된다. 50대 8명, 40대 12명, 30대 1명의 분포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올리버 마몰 감독이 35세로 최연소다. 명예의 전당 감독 라루사와 무려 42살 차이가 난다.
지난 오프시즌 2명의 60대 감독이 벅 쇼월터와 봅 멜빈이 발탁됐다. 봅 멜빈(60)은 발탁이라기보다는 오클랜드 에이스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SD)로 이적한 케이스다. 벅 쇼월터(66)는 야인 생활을 하다가 뉴욕 메츠 감독으로 영입됐다. 쇼월터 감독이 선임될 때 모든 언론이 “뉴욕 메츠가 선택을 잘했다”며 호평이었다. 그동안 경험없는 젊은 감독들에게 페넌트 레이스를 맡겨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멜빈의 SD는 28승13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서두 LA다저스에 0.5게임 차 뒤진 2위다. 주말 라이벌 SF 자이언츠전을 스윕하고 24일 홈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에 이겨 5연승 행진을 벌였다. 29승15패의 메츠는 초반부터 NL 동부 선두로 치고 나가면서 2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8.0 게임 차의 여유를 보이고 있다. 같은 날 자이언츠를 13-3으로 눌러 5연패 수렁으로 밀어 넣었다.
왜 60대 두 감독이 주목을 받을까. 2021시즌 SD와 NYM은 선수 구성이 플레이오프 경쟁을 벌일 수 있는 팀이었다. 하지만 실패했다. 2022시즌 멜빈과 쇼월터 두 감독은 기대대로 정상을 되찾고 있다. 냉정하게 분석했을 때 전력 이상의 성적이다. SD는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빠져 있다. NYM은 마운드의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 맥스 셔저 투톱이 부상이다. 그럼에도 흔들림이 없다.
|
올 초반 홈에서 약한 SD는 이날 연장 10회 무사 만루 위기를 넘기고, 2사 만루에서 루키 호세 아조카의 끝내기 안타로 3-2 승리를 거뒀다. 김하성은 1사 만루 상황에서 똑같은 체인지업을 공략하다가 배트가 부러지면서 소프트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됐다.
밸리스포츠의 포스트게임쇼 진행자 마이크 스위니는 끝내기 승리에 대해 “멜빈 감독의 로스터 컨스트럭트(Roaster construct) 결과다”고 표현했다. 엔트리를 짜맞추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인다는 뜻이다. 아조카는 루키다. 이날 루크 보이트의 대주자로 기용돼 중견수 수비를 맡은 뒤 두 번째 타석에서 생애 첫 끝내기 안타를 뽑았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아조카(26)는 올해 빅리그에 승격돼 대수비, 대주자로 기용돼 5개 타점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멜빈과 쇼월터의 지도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그 가운데 하나가 선수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린다는 점을 꼽고 있다. 타율 0.157의 트레트 그리샴은 2경기연속 세이프티 스퀴즈번트로 타점을 올렸다. 팀은 1점 차로 이겼다. 상황에 따른 스몰볼 야구도 전임 감독과 다르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감독에게 거는 기대가 바로 이런 점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