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현
KBS 2TV 일일드라마 ‘사랑의 꽈배기’에서 열연한 배우 장세현이 18일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황혜정기자] KBS2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에서 “공자께서는~”이란 말을 입에 달고 다닌 안경 쓴 한 유생. 그는 12년동안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불어라 미풍아’, ‘화랑’, ‘스타트업’, ‘연모’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 다양한 역할을 맡으며 성실하게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렸다.

‘성균관스캔들’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배우 장세현(34)은 지난 20일 종영한 KBS2 일일드라마 ‘사랑의 꽈배기’에서 밉상 캐릭터 조경준 역을 맡아 대중에게 얼굴을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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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성균관 스캔들’(2010)당시 장세현과 ‘사랑의 꽈배기’(2022)에서의 장세현.

장세현은 “시원 섭섭하다. 제가 맡은 역할이 이렇게 크고, 긴 호흡으로 촬영한 건 처음이었다. 저는 최대한의 것을 다 했다고 생각해서 시원한데 또 이제 막상 7개월 동안 친해진 스태프들이나 감독님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까 좀 섭섭한 마음도 있다”고 종영소감을 전했다.

‘사랑의 꽈배기’에 처음 캐스팅 됐을 때 기분이 어땠을까. 그는 “항상 그전부터 일일드라마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 제가 5일 동안 매일 TV에 나오면 우리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은데 저희 부모님이 정말 좋아하시더라”라고 답했다.

이어 “효도한 느낌이 들더라. 그전에 작품들은 부모님이 그냥 응원해 주시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사랑의 꽈배기’를 하면서는 응원도 많이 해주시고 재밌다고 매일매일 피드백도 주시니까 너무 좋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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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세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극중 조경준은 재벌 3세가 꿈이었던, 오직 ‘있는 척’만 하고 다니는 허세남이다. 겉으로는 허당기가 가득해 보이지만 가슴 속에는 야망이 넘쳐나는 인물로 장세현은 ‘허세남’ 조경준이 욕망이 생기고 ‘야망남’으로 변해가며 저지르는 악행들을 몰입도 높게 그려, 시청자의 원성을 한몸에 샀다.

그는 “이렇게 욕을 많이 먹어본 적 처음인 것 같기도 하다”며 “근데 그만큼 저한테 관심을 주시는 거잖나. 그래서 또 이렇게 관심을 주시는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을 하면서 밖에서도 많이 알아봐 주시고 하는 게 저한테는 좀 신선하게 다가왔다. 기분 나쁘다기보다는 오히려 정말 감사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인상적인 경험은 식당에서 일어났다. 한 손님이 장세현을 빤히 쳐다보며 “어제 한 대 때려주고 싶었다”고 말하자 장세현은 저도 모르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했다. 그는 “피드백이 바로바로 오는게 재밌었고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장세현은 조경준을 연기하며 12년 내공을 마음껏 표출했다고. 그는 “이렇게 긴 호흡을 하면서 그동안 제가 다양한 캐릭터를 하면서 연구하고 고민했던 것들이 쌓여있더라. 그래서 조경준은 악역이지만 중간중간에 웃기기도 하고 찌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부분들을 제가 예전에 했던 것들을 좀 꺼내서 써먹더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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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세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함께 호흡한 오소리 역의 함은정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표했다. 장세현은 “제가 군복무 하던 시절에 정말 잘나가는 아이돌 그룹이 ‘티아라’였다. 은정 씨는 제게 ‘티아라’라는 스타이자 아역부터 연기했던 선배님이시라 걱정을 많이 했다”며 “막상 만나니 성격이 무척 좋았다. 은정 씨는 ‘함리더’다. 리더십도 강하고 추진력도 좋고 성격도 엄청 밝은 친구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저희는 서로 연기하는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연기적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교류를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극중 오소리(함은정 분)는 조경준(장세현 분)에게 결혼을 제안한다. 그러면서 소리는 자신이 품고 있는 아이가 경준의 아이가 아닌 하루(김진엽 분)의 아이임을 밝힌다. 그럼에도 경준은 소리를 좋아해 결혼을 승낙, 소리의 아이 한별을 키운다.

그렇다면 장세현은 조경준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님에도 사랑으로 키울 수 있을까, 그는 “만약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저도 경준이와 똑같이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경준은 (회장 자리라는)목적이 있기도 했지만 저는 정말로 사랑으로 키울 것 같다. 정말로 사랑한다면 아이가 무슨 죄가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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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장세현.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데뷔작 ‘성균관 스캔들’ 때의 장세현과 지금의 장세현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그는 “데뷔작이라 ‘무조건 잘해야겠다’라는 생각뿐이었다”며 “그러다보니 실수도 많이 하고 경직됐다. 스텝 포함해서 제가 막내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당시에는 ‘인턴’ 같았다면 지금은 ‘경력직’이 된 기분이다. 지금도 저는 잘하고 싶어 하지만 시야가 좀 넓어졌다고 해야 되나, 그동안 안 보이던 것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장에 100명이 넘는 스태프들이 준비하고 있으면 ‘네가 여기서 하고 싶은 대로 맘껏 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느낌을 가진 뒤 연기가 정말 재미있어졌다.PD님, 스태프들과 의견도 교환하며 연기하기 시작했다. 여유가 생겼다”고 덧붙였다.

어느덧 13년 차 배우. “항상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는 장세현에게 ‘사랑의 꽈배기’란 어떤 작품이었을까. 그는 “현재로서는 배우 장세현에 인생작이자 인생 캐릭터다. 감독님께 조영준이라는 역할을 저에게 맡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이어 최고 시청률 16.3%를 기록하며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것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그는 “제가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 이 드라마를 사랑해주신 모든 시청자분들께 정말 감사하다. 캐릭터 한명 한명 전부 관심 있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et1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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