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윤대경 상대 적시타 뽑아내는 강백호
KT 강백호.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수원=장강훈기자] “개막 2일차, 신인의 마음으로!”

5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 1루 더그아웃. ‘돌아온 천재’ 강백호(23·KT)가 우울한 표정으로 동료들의 훈련을 바라봤다. 개막 직전 발가락 골절상 등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강백호는 전날(4일) 수원 KIA전에서 자신의 개막전을 치렀다. 5번 지명타자로 나선 그는 네 차례 모두 외야 플라이로 돌아섰다. 잘 맞은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기도 하는 등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선수로 보이지 않는 스윙을 했다.

그런데도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 모양. 더군다나 5일 상대 선발이 양현종(34)이라 부담이 더 크다. 그는 “신인 때이던 2019년 3안타 경기를 한 번 했다. 그 이후로는 한 번도 못쳤다. 나랑 안맞는 선배님”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이 던지는 볼 궤적과 자신의 스윙궤도가 상극이라 부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자체 분석도 내놨다. 그는 “바람도 강하고, 비 예보도 있어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며 애써 풀죽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더니 “모두가 홈런을 원할 때 좌측으로 안타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서면 확률이 있지 않을까?”라며 눈을 반짝였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강하게 바람이 불어, 중견수 정면으로 출발한 타구가 우중간까지 휠 가능성이 있다. 좌타자 맞춤형 바람인데, 이를 의식해 풀스윙하면 오히려 밸런스가 깨질 수 있다는 자기 암시로 보였다.

강백호가 성적에 대한 고민을 한창 하고 있을 때, 선수들의 훈련을 돕던 박기혁 코치가 더그아웃 쪽으로 다가왔다. 박 코치가 “추운데 왜 나와있느냐”고 묻자 강백호는 “볼 모아야 한다”고 답했다. 저연차 선수들은 팀 훈련이 끝나면 함께 흩어진 공을 모은다. 장난기가 발동한 박 코치는 “훈련 끝나면 라커룸에 들어가 있다가 시간 맞춰 나오더니, 언제부터 볼 모으려고 기다렸느냐”고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강백호는 “어제부터요”라며 “개막 2일차, 신인의 마음으로”라고 외쳤다. 웃음꽃이 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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