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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팬더믹이 지구촌을 공포의 도가니로 만들기 3개월 전인 2019년 12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은 샌디에이고에서 열렸다. 윈터미팅은 세미나, 전시회, 잡 페어 등 다양한 행사가 벌어진다. 그러나 언론은 연례행사에 관심이 없다. 프리에이전트 계약과 블록버스터 트레이드에 눈과 귀를 기울일 뿐이다. .
늘 그랬지만 2019년 샌디에이고 윈터미팅의 주인공은 슈퍼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였다. 호텔 로비에 등장하면 마치 연예인을 방불케 했다. 수 백명의 기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린다. 이 해 보라스 고객은 유난히 대형 프리에이전트가 많았다.
보라스는 12월2일 전 캔자스시티 로열스 3루수 마이크 무스타카스의 신시내티 레즈와의 4년 6400만 달러 계약을 신호탄으로 FA 시장을 흔들었다. 샌디에이고 윈터미팅 현장에서 날마다 대형 계약을 터뜨렸다. 기자들은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다. 9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재계약한 우완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10일 뉴욕 양키스 게릿 콜, 11일 LA 에인절스 3루수 앤서니 렌돈 등이었다.
2019년 워싱턴을 월드시리즈로 이끈 스트라스버그와 렌돈은 나란히 7년 2억4500만 달러(3159억 원)에 계약했다. 연봉으로 3500만 달러. 콜은 투수 최고액인 9년 3억2400만 달러(4177억 원)에 사인했다. 연봉 3600만 달러. 이후 22일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좌완 류현진과 4년 8000만 달러, 23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사이영상 투수 댈러스 카이클과 3년 555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보라스가 12월에 맺은 장기계약자 6명의 총 연봉만 10억1350만 달러(1조3069억 원)였다. 에이전트 수수료를 5%로 보면 이 액수만 5067만5000 달러(653억 원)다.
2019년 12월 이들과 계약한 팀들은 플레이오프 경쟁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2022년 6월 현재 대박 계약해 몸값만큼의 활약을 펼치는 선수는 양키스의 콜뿐이다. 거의 FA 먹튀에 속한다. 카이클은 이미 화이트삭스에서 방출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빅리그 복귀를 노리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류현진도 이미 실패한 FA 계약자다. 올해 두 차례나 부상자명단에 올랐고, 시즌 끝 필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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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계약자 6명 가운데 최고의 압권 먹튀는 스트라스버그(33)다. 2019년 정규시즌 최다승(18)과 최다 이닝(209)을 작성한 여세를 몰아 팀의 유일한 WS 우승을 이끌고 MVP를 받았다. 그리고 1개월 반쯤 흘러 2억4500만 달러 돈벼락을 맞았다. 2019년 이후는 부상자명단(Injured List)의 연속이다. 2019년 포스트시즌 투구이닝이 6경기 36.1이닝이다. 지난 3시즌 투구가 8경기 31.1이닝이다.
지난 10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 1년 여만에 마운드에 복귀해 4.2이닝 동안 7실점했다. 이어 다음 등판에 대비한 불펜피칭 후 다시 IL에 올랐다. 워싱턴은 계약 후 단 8경기에 등판한 스트라스버그에게 꼬박꼬박 연봉 3500만 달러를 주고 있다. 구단은 그의 WS MVP와 2억4500만 달러를 맞바꾼 셈이다.
렌돈(32)도 FA를 앞두고 역대급 타격을 과시했다. 타율 0.319에 2루타(44), 타점(126)은 리그 1위를 차지했다. 홈런도 34개를 터뜨렸다. 에이스 콜을 놓친 에인절스는 그 돈으로 3루수 렌돈을 붙잡았다. 사실상 실패한 계약이다. 지난 2시즌 반 동안 출장한 경기수가 고작 154경기다. 부상없는 주축 선수의 한 시즌 경기수다. 스트라스버그, 렌돈과 계약한 워싱턴과 에인절스는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신시내티의 무스타카스(33)역시 잇단 부상으로 계약 후 6월14일 현재 147경기에 출장했다. 타율도 0.213, 홈런 총 13개.타점도 53개에 불과하다. 2018년에는 캔자스시티와 트레이드된 밀워키에서 타점 103개를 기록한 적도 있다.
FA 먹튀는 계속 나온다. MLB는 먹튀를 양산하는 구조다. 아울러 역대급 계약을 맺은 보라스 고객들의 먹튀가 많을 수 밖에 없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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